2024. 9. 18. 19:33ㆍ보고 듣고 생각하고 기록하기/영화
- 외모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착각
- 결국 외모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조금은 뻔한 이야기
- 파트 2 주세요
어글리 Uglies, 2024
출시 : 2024. 09. 13
국가 : 미국
장르 : SF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02분
감독 : 맥지
출연 : 조이 킹, 키스 파워스, 레버른 콕스, 체이스 스톡스 등
채널 : 넷플릭스
로튼토마토 : 신선도 21%, 팝콘 64%
IMDb : 5.1
줄거리
표준화된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미래의 디스토피아에서, 성형 수술 의례를 앞둔 청소년이 사라진 친구를 찾아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출처 : 넷플릭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나에게 조이 킹은 넷플릭스의 딸이다. 조이 킹이 주연한 키싱부스 마니아였고, 그 이후로 그녀가 출연하는 작품이 눈에 보이면 대부분 챙겨봤다. 이번 작품의 선택 이유도 조이 킹이었다. 조이 킹은 묘한 매력이 있다. 사랑스러워 보이는 얼굴이지만 꽤나 다양한 연기를 하며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모든 연기나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는 편은 아니라 아쉽기도 하다.
개념정리
러스티: 수백 년 전, 지구를 혼돈과 전쟁의 구렁텅이로 빠뜨린 사람들.
어글리: 16번째 생일 전, 완벽하지 않은 외모를 가진 사람들.
프리티: 16번째 생일 후 성형수술을 통해 완벽한 외모로 변신한 사람들.
스모크: 프리티가 되기를 거부하고, 인간답게 살아가기를 선택한 반프리티 집단.
화이트 타이거 난초: 러스티들이 사용하던 기름을 정화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독성을 가진 난초로 토양의 영양분을 모두 흡수해 지구를 황무지로 만드는 식물.
수백 년 전, 사람들은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죠. 그 사람들이 천연자원을 낭비하자 지구는 혼돈과 전쟁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말았고요. 우린 그 사람들을 러스티라고 불러요. 최고의 과학자들이 얼마 남지 않은 문명의 흔적이나마 구하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냈죠. 진정한 재생 가능 동력원을 구할 계획요. 하지만 그거로 세상 최대 난제를 해결하진 못했죠. 바로 인간성이요. 사람들 간의 차이로 계속해서 계급, 씨족, 국가가 생기게 되고 그로 인해 공통된 인간애를 가질 수 없게 됐죠. 그 결과 극단적인 해결책을 내놓게 되었어요. 바로 변신이죠.
모두 16번째 생일에 인생이 바뀌는 수술을 받고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거예요 모두가 완벽해지면 갈등도 사라지니까요.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프리티가 되는 거예요. 하지만 나머지는 수술을 기다려야 하죠. 그때까지 우리는 모자라는 사람이에요. 그렇게 무시되죠. 사람들은 그런 우리를… 어글리라고 불러요.
영화는 미래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이다. 이 세상에서는 16살이 되면 성형수술을 공짜로 시켜준다. 아니, 성형수술을 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완벽한 외모를 가지게 되면 세상의 모든 갈등이 사라지고, 따라서 세상의 불행도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인류인 ‘러스티’들은 서로를 차별하고 싸우면서 지구를 멸망시켰고, 현재는 외모의 상향 평준화를 통해 갈등 없는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들은 16세가 되기 전까지는 16세 이후를 꿈꾸며 살아간다. 도시도 나뉘어 있다. 16세 전 어글리들은 프리티들과 분리되어 살아가고, 어글리들에게 프리티들의 도시는 로망 그 자체가 된다.
우린 여전히 그대로일 거야.
더 나아지는 것뿐이지.
주인공 탤리(조이 킹)는 페리스(체이스 스톡스)와 함께 프리티들의 행복한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미래를 함께 꿈꾼다. 성형수술은 생일 기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페리스가 먼저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을 받은 후에는 탤리가 수술하기 전까지 함께할 수 없기에 탤리와 페리스는 한 달 뒤 만남을 약속하고 헤어진다. 하지만 페리스는 수술 후 연락이 되지 않았다. 불안한 탤리는 초조한 마음으로 한 달을 보냈고, 드디어 약속한 날이 되어 약속 장소로 향했지만 페리스는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의 탤리는 참지 않는다. 참고로 탤리는 운동 신경과 해킹 능력이 뛰어난 사람임을 영화 초반 몇몇 장면을 통해 보여준다. 친구가 걱정되었던 탤리는 페리스를 만나러 어글리에게 금지된 프리티의 세상으로 숨어 들어간다.
프리티 도시는 화려함 그 자체다. 탤리는 페리스를 그곳에서 발견했지만, 페리스가 묘하게 달라진 것을 느낀다. 그 순간 어글리인 탤리의 존재가 발각되고, 탤리는 최선을 다해 도망간다. 이때 번지 슈트라는 착용형 디바이스가 나오는데, 와우. 아찔하지만 꽤나 매력적인 장치였다. 나중에 스모크의 리더인 데이비드(키스 파워스)에게도 프리티 세상에도 좋은 것이 있다며 이 번지 슈트를 이야기한다.
탤리는 프리티 도시에서 도망치는 도중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그때 셰이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도망친다. 그리고 이후 탤리와 셰이는 절친이 된다.
- 다 타고난 대로 살아 모두 자유라고
- 난 자유로워지고 싶은 게 아니야 프리티가 되고 싶단 말이야!
셰이와 탤리의 수술 전날, 셰이는 탤리에게 함께 스모크로 가자고 제안한다. 셰이는 수술을 받지 않기로 결정하고 인간답게 늙어감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탤리는 자신이 꿈꿔온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고 두 사람은 헤어진다. 셰이는 탤리의 마음이 바뀔 것을 기대하며 탤리만이 해석할 수 있는 지도를 남기고 홀로 스모크로 향한다.
드디어 기다리던 탤리의 수술날, 셰이의 실종으로 탤리의 수술은 취소된다. 탤리는 그들 세상의 리더인 케이블 박사를 만난다. 케이블 박사는 탤리에게 셰이가 스모크의 리더 데이비드에게 세뇌를 당해 위험한 곳으로 갔고, 셰이가 있는 곳을 말해달라고 한다. 탤리는 셰이와의 약속 때문에 셰이의 행방을 말할 수 없었다. 결국 탤리는 수술을 하지 못하고 다시 기숙사로 향하는데, 그곳에서 페리스가 찾아온다. 페리스의 설득으로 탤리는 결국 셰이를 찾는 데 도움을 주기로 하고, 셰이가 남긴 암호 지도를 사용해 스모크로 향한다.
스모크로 향하는 장면에서 탤리는 자연을 경험한다. 아마 그녀가 처음 경험한 진짜 자연의 모습, 냄새, 느낌이었을 것 같다. 셰이를 찾는 여정이 계속되고, 그녀는 마침내 데이비드와 셰이를 만난다. 탤리는 셰이에게 이곳이 셰이가 생각하는 좋은 곳이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셰이는 방금 도착한 탤리의 이야기에 이상함을 감지하고, 그녀가 자신을 데리러 왔음을 눈치챈다. 셰이는 탤리에게 다시 떠나라고 말하지만, 탤리는 자신에게 이곳을 받아들일 시간을 달라고 부탁한다. 셰이는 진심으로 탤리가 스모크의 진짜 모습을 알아가길 바라며 시간을 준다.
어젯밤 웨스트 패스에 정찰대가 나타났어요. 그렇게 근접한 건 처음이죠. 막아내긴 했지만 쉽지는 않았어요. 도시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 스모크는 저들이 내세우는 모든 것을 위협하니까요. 여기에서의 시간이 얼마 없어요 목적을 달성해야 해요. 우리는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려고 하지만 그들은 모든 걸 조정하려 들죠.
여기 오기 전을 돌이켜 보세요. 하루에 몇 번 외모를 생각했죠? 난 왜 이 모양일까 하고요. 우리를 너무나 외롭고 불안하게 하는 바람에 정작 진짜 중요한 일은 돌아볼 시간조차 없죠. 생각하고, 읽고 , 배우고, 꿈꾸는 일요. 어떤 사람이 될지 선택하는 일요. 난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안 된다고 생각하죠.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생각을 지킬 겁니다.
탤리는 스모크에 들어가 생활하며 진짜 행복을 발견한다. 그렇지만 마음속에 있는 걱정과 불안을 떨쳐낼 수 없었다. 탤리는 데이비드에게 케이블 박사에게 들은 이야기를 털어놓고, 진실을 말해달라고 요청한다. 데이비드는 스모크의 존재를 의심하고 있는 탤리에게 자신의 부모님을 만나게 하고, 케이블 박사와 성형수술의 부작용에 대해 알게 한다. 데이비드의 부모님은 그 수술의 부작용이나 목적을 치료하기 위해 치료제를 만들고 있었다. 탤리는 모든 진실을 알게 되고 자신도 스모크에 남기로 한다. 마음을 정한 그때, 케이블이 준 목걸이를 불태운다.
네가 셰이를 해칠 거랬어 네가 모두를 해칠 거라고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어. 여기가 정말 좋아졌단 말이야.
자기 모습 그대로 살 방법이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고, 프리티가 되는 대가가 정신인지도 몰랐어.
이젠 죽으면 죽었지 절대 날 바꾸게 두진 않아.
목걸이가 훼손된 신호를 찾아 케이블이 스모크로 찾아온다. 그들의 침입이 탤리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스모크 사람들은 분노한다. 하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스모크는 불탔고, 사람들은 모두 수술을 위해 이동한다. 이때 탤리와 데이비드는 도망치고, 이들은 셰이와 스모크 사람들을 구하러 도시로 향한다. 무사히 스모크 사람들을 구했지만, 셰이는 이미 수술 후였다. 달라진 셰이의 모습에 탤리는 죄책감을 느낀다. 스모크 사람들은 하나 남은 치료제를 셰이에게 투여해 셰이를 되돌리자고 말하지만, 이미 수술을 받은 셰이는 이를 거절한다. 치료제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고, 셰이가 현재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데이비드의 어머니는 셰이에게 치료제를 투여할 수 없다고 한다.
제가 할게요.
제가 실험 대상이 될게요.
저들이 절 바꾸면 다시 되돌려 주세요.
탤리는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며 스스로 치료제의 실험대상이 되겠다고 말한다. 자신이 수술을 받은 후 치료제로 자신을 되돌려 달라고 부탁하며, 탤리의 수술 후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프리티를 거부하는 스모크
모두가 완벽한 외모를 갖게 된다니, 이 무슨 꿈만 같은 이야기일까 싶었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인간들은 충분히 그 완벽함 안에서도 서열을 나눌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 <어글리>에서 완벽한 외모는 자의식과 스스로의 선택권을 대신하는 결과물로 그려진다. 스모크라는 존재는 스스로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나이 들며, 다양하게 살아갈 수 없는 존재를 찬성하지 않았고, 그들 스스로 노화와 평범함을 선택했다. 완벽한 외모와 절대 바꿀 수 없는 선택지는 아닌 것 같다. 자유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완벽한 외모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영화 뒷부분에서 탤리가 수술 후의 모습이 나오는데, 사실 조이 킹이 화장한 모습일 뿐이다. 저 정도의 변화라면, 탤리야, 너는 이사배 언니 방송을 공부하고, 자유를 꼭 지키렴.
영화관 개봉 작품이었다면
탤리가 스모크를 찾아갈 때 사용한 이동수단은 자성에 의해 작용하는 보드이다. 영화 초반에 탤리와 셰이가 보드를 타는 연습 장면이 많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들이 재미있었다. 특히 스모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과 보드의 속도감이 함께 어우러지니, 나도 모르게 영화관에서 봤으면 신났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관에서 개봉했다면 이 영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훨씬 줄어들었겠지만, 장면 장면에서 영화관이 그립긴 했다. 나중에 가정용 AR 디바이스가 더 발전하고 접근성이 높아지면, 이런 영화들의 매력이 더 올라갈 것 같다. 결국 이런 발전은 극장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겠지만 말이다.
파트 2를 기다리며
2024 <어글리>는 이 작품 하나로는 평가할 수 없는 영화이다. ‘우리 앞으로 이런이야기해보려고해’라는 예고편, 자기소개 정도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다가 시간이 꽤 흐른 걸 아는 순간, 이 영화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걱정하며 거의 포기 상태였는데, 마지막 장면을 보고 이 영화가 아주 긴 예고편임을 알게 되었다.
<어글리 파트 2>가 없다면 사실 이 작품은 존재의 이유가 없어, 제작진은 평가가 어떠하든 꼭 파트 2를 만들어야 한다. 아니면 내가 정말 화가 날 것 같다. 현재 평점으로 보면 영화는 포기하고 원작 책을 찾아 읽어야 할 판인데, 그나마 작은 희망은 트릴로지마니아넷플릭스가 시작한 영화이니 3편 정도는 기본으로 나오지 않을까생각해 본다.
뚜벅 추천 지수 : 70%
평가는 안 좋지만 나는 재미있게 봤다. <어글리 2>가 빨리 나오면 좋겠다. 안 나오면 여러모로 폭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