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15. 23:59ㆍ보고 듣고 생각하고 기록하기/영화
- 우주, 괴물, 생존 끝
- 별거 없는데 재미있네.
- 다른 에이리언도 궁금하다.
에이리언: 로물루스 Alien: Romulus, 2024
- 개봉 : 2024. 08. 14.
- 국가 : 영국, 미국
- 장르 : 공포, SF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시간 : 119분
- 감독 : 페데 알바레즈
- 출연 : 케일리 스패니, 데이비드 존슨, 아치 르노, 이사벨라 머세드, 스파이크 펀, 에일린 우 등
- 로튼토마토 : 83%
- IMDb : 7.5
소개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리즈 <에이리언> 리들리 스콧 제작 · <맨 인 더 다크> 페데 알바레즈 감독의 숨 막히는 서바이벌 스릴러로 돌아오다! 2142년, 부모 세대가 맞닥뜨렸던 암울한 미래를 피하려는 청년들이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식민지를 떠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 도착한 이들은 악몽과도 같은 에이리언의 무자비한 공격에 쫓기기 시작한다. 그 누구도 그들의 절규를 들을 수 없는 우주 한가운데,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여야 하는데... 폐쇄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압도적인 공포를 느껴라!
출처 : 다음 영화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내 생애 최초의 에이리언이었다. 나는 에이리언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었다. 워낙 유명하니 제목은 들어봤고, 몇몇 장면들이 여러 콘텐츠에 노출되어 그 장면들만 익숙한 정도였다. 동생이 에이리언 팬이라 이 작품을 기다리던 중, 영화가 꽤 잘 나왔다는 소문에 나도 함께 부랴부랴 조조 영화로 영화를 봤다. 관심도 없었고 취향도 아닌 영화라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너무 재미있게 영화를 봤다. 이 영화는 심플하다. 우주 정거장에서 만난 괴생명체와 싸워 생존하라. 이 심플한 내용을 임팩트 있고 쫀쫀하게 보여준다.
1. 마블이 만든 <사전 공부 공포증>
45년 역사의 7번째 시리즈. ‘하, 45년이라… 내가 몇 개를 보고 가야 하나’라는 생각은 안 해도 된다. 나처럼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간 사람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사전 지식 1도 없이 볼 수 있다. 물론 알고 가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생각보다 오마주도 많고, 추억을 불러일으킬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다만, 그건 나의 재미와 나의 시간의 가치를 비교해 보고 선택해도 될 문제다. 그리고 사전 지식이 전혀 없이 이 작품을 본다면 꽤 재미를 느껴 예전 작품을 찾아보게 될 수도 있다. 굳이 영화 하나 보려고 흥미 없는 콘텐츠를 숙제하듯 보기보다는 일단 맛보고 그다음을 선택하기에 충분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2. '로물루스'의 의미
영화 제목인 ‘로물루스’는 우주정거장의 이름이다. 로마를 창립한 고대 왕의 이름이라고 한다. 로물루스는 레무스와 쌍둥이 형제로, 둘은 갈등하고 결국 로물루스가 레무스를 죽인다. 우주정거장 형태도 이 부분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 관계가 영화 속 인물인 레인과 앤디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앤디의 두 가지 시스템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3. 장르가 공포? 장르는 쫀쫀 SF!
나는 공포 영화를 너무너무너무너무 싫어한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싫어한다. 그런데 나는 이 작품을 너무 재미있고 평온하게 봤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공포 영화는 아니었다. 살짝살짝 놀라긴 했는데, 잔인한 장면들이 없어서 그랬는지 무섭지는 않았다. 요즘 잔인한 걸 너무 많이 봤나 싶기도 하다. 나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폭력, 귀신 이야기에 약하고 괴물, 좀비에 강한 편이다. 하정우 김윤석 주연의 <추격자>는 아주 작은 에어팟 화면으로 멀리 떨어져 봤고, 공포 영화를 극장에서 본 마지막 기억은 최강희 박진희 주연의 <여고괴담>이다. 이 영화는 약간 외계인 좀비 느낌이라 마냥 재미있었다. 확실히 심장을 쪼는 영화이긴 하지만, 기분이 나쁘거나 끔찍할 정도는 아니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괴물과 싸워 생존해야 하는 영화이기에 그 맥락에서 나오는 쫀쫀한 스릴의 재미가 확실했다.
4. 식민지 vs 에이리언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 인물들이 우주정거장으로 오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우주 식민지화에 희생된 사람들이었고, 자신의 행성에서 살아가는 것은 그 어떤 희망도 없었다. 희망을 찾기 위해 도착한 곳이 ‘로물루스’였다. 그런데 이곳에 도착해 친구들은 죽고, 나도 곧 죽을 지경이다. 그때 그 인물들은 후회했을까? 어떤 희망도 없이 창백한 감정과 표정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과 희망을 찾기 위해 왔지만 죽음을 발끝에 마주하고 있는 것. 뭐가 더 나은 선택이라 생각했을까. ‘나라면 후회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소심한 성격이라 후회했을 것 같지만, ‘식민지’라는 암울하고 공포스러운 현실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차라리 에이리언과 싸울 수라도 있는 이곳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했을 것 같기도 하다.
5. 에이리언은 종류가 많았구나.
- 페이스 허거: 숙주의 얼굴에 달라붙어 입으로 관을 넣은 다음 유충을 밀어 넣는 에이리언이다.
- 체스트 버스터: 숙주의 몸속에서 자라나 숙주의 몸을 뚫고 나오는 에이리언이다. 개인 취향이지만, 대충 보면 좀 귀엽게 생겼다.
- 제노모프: 체스트 버스터가 성장한 형태로, 일반적으로 에이리언이라고 생각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그 친구다. 고지능으로 가장 강력한 에이리언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에이리언이 있어서 놀랐다. 그리고 볼드모트를 닮은 에이리언이 나오는데, 동생 피셜 <프로메테우스>에 나오는 존재와 비슷한 생김새라고 한다. 사람이 출산을 통해 탄생한 에이리언이다. 자세히는 나오지 않지만, 그 외계인이 엄마를 죽이는 것 같다. 처음엔 젖을 먹기 위해 오는 듯했는데, 상황이 자세히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결국 엄마를 죽이는 느낌이었다. 그걸 보면서 저것들은 도대체 왜 저렇게 못된 거지? 하고 생각했다. 외계인들은 대부분 인간보다 고등한 존재로 인식되는데, 눈에 보이는 것들을 싹 다 죽이고, 숙주로 삼고, 자신들이 죽을 때까지 산성을 흘려가며 위험을 가한다. 보는 내내 이유 없는 그들의 폭력에 아주 고약한 놈들이라고 생각했다.
6. 기억에 남는 장면
에이리언 동굴
에이리언이 사람들을 모아서 만든 듯한 터널이 나온다. 왜 그런 짓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자신들의 영역을 꾸미듯 그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아주 열심히 만든 듯했다. 그 장면은 공포와 스릴을 주는데, 내 머릿속 저장장치에서 불러내지 말아야 할 것을 불렀다. ‘에이리언 노래방.’ 나의 나이가 그 추억을 불러버렸다. 이 장면을 보는 내내 영화와 노래방 이미지가 오버랩되며 이상한 재미까지 더해졌다.
산성피 피하기 퀘스트
에이리언의 피는 산성이라 피가 떨어지면 우주선이 녹게 된다. 살든 죽든 득 될 것이 하나도 없는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에이리언 떼들 사이를 지나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레인에겐 죽일 총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피 때문에 함부로 총을 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레인은 중력을 사용해 에이리언의 피를 공중에 띄우고, 그 피를 피해 도망가는 장면이 나온다. 마치 <미션 임파서블> 같았다. 어디 한 곳이라도 닿을까 봐 조마조마하면서 집중했던 장면이었다.
에이리언 출산 장면
언제 처음 본 장면인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콘텐츠에서 에이리언을 출산(?)하는 장면은 꽤 자주 본 적이 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슬슬 궁금해진다. 누군가 임신을 했고, 나는 사전 지식이 있어서 그 유명한 출산 장면이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진다. 출산 장면이 아주 대단했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뭔가 역사적 장면을 목격한 듯한 재미랄까.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동생이 처음 한 말은 ‘잤냐?’였다. 나는 재미있게 봤지만, 이런 류의 영화를 보며 그 어떤 미동도 없던 내가 잤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조조 영화라 처음에는 졸리긴 했지만,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잠이 확 달아났다. 미동할 수 없을 만큼 집중했던 것 같다. 그만큼 재미있게 본 영화다.
영화를 왜 보는 걸까 생각해본다. 작품으로 인해 깊은 생각을 할 수도 있고, 단순히 내 인생이 즐거울 수도 있다. 단순히 재미를 찾는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영화라면 이 재미만으로도 내 시간을 가치 있게 쓴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이 영화 안에도 많은 철학과 이야기가 담겨 있겠지만, 나는 그냥 참 재미있게 봤다.
이 작품을 보기 전 봤던 영화가 넷플릭스 영화 두 편이었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는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그중 꽤나 강력한 것이 돈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가 자신들의 자본으로 만들고자 하는 콘텐츠의 방향이 도대체 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뚜벅 추천 지수 : 90%
심플해서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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