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film is dedicated to our kids. Please don’t grow up. Ever.
2024. 6. 13. 01:36ㆍ보고 듣고 생각하고 기록하기/영화
- 1 보다 좋다니. 이럴 수가.
- 모든 감정이 함께 할 때 곧 내가 된다.
- 라일리의 자아 찾기
인사이드 아웃2 Inside Out2, 2024
- 개봉 : 2024. 06. 12.
- 국가 : 미국
- 장르 : 애니메이션
- 등급 : 전체 관람가
- 시간 : 96분
- 감독 : 켈시 맨
- 출연 : 에이미 포엘러, 필리스 스미스, 루이스 블랙, 미야 호크, 아요 에데비리 등
- 제작사 : 월트 디즈니 픽처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 뚜벅지수 : 100%
줄거리
디즈니·픽사의 대표작 <인사이드 아웃> 새로운 감정과 함께 돌아오다! 13살이 된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매일 바쁘게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를 운영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그러던 어느 날,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본부에 등장하고,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며 제멋대로인 ‘불안’이와 기존 감정들은 계속 충돌한다. 결국 새로운 감정들에 의해 본부에서 쫓겨나게 된 기존 감정들은 다시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위험천만한 모험을 시작하는데… 2024년, 전 세계를 공감으로 물들인 유쾌한 상상이 다시 시작된다!
출처 : 다음 영화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드디어 인사이드 아웃2가 나왔다. 며칠 전부터 꽤 설렜다. 어제 아침부터 인사이드 아웃1을 복습하며 2를 기다렸다. 마음속에서 살짝 ‘실망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있었다. 1편이 너무 좋았고, 아무리 픽사라도 디즈니의 요즘 상태를 봤을 때 괜찮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마치 애플의 혁신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보듯 내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정말 지나치게 완벽하게 좋았다. 그리고 처음 인사이드 아웃2가 제작된다고 했을 때 너무 쉽게 ‘라일리 연애하겠군’이라고 생각했던 나를 되돌아봤다. 너무 구식이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인사이드 아웃2는 라일리의 자아 찾기에 집중했다. 사랑도 연애도 자신보다 먼저 일 순 없겠다는 생각이 이제야 든다.
새로운 친구들
라일리의 사춘기와 함께 새로운 감정들이 쏟아진다. 불안, 당황, 따분, 부럽. 이 친구들, 생각보다 강했다.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가 이들에게 점령당하고 라일리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새로운 감정 중 가장 지분이 많은 건 ‘불안’이었다. 생각해 보면 살면서 이 ‘불안’이라는 녀석 때문에 꽤 많은 일이 발생한다. ‘불안’ 때문에 날 몰아붙이고, 포기하고, 두렵고… 많은 감정이 ‘불안’과 함께한다. 아주 어린아이들을 보면 ‘겁이 없다’라는 말이 절로 생각날 정도로 성인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아이가 자라며 ‘불안’을 마주하고 그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겪어가는 것이 어른이 되어 가는 또 하나의 과정이겠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새로운 친구 중 ‘당황’이도 매력적이다. 일단 ‘당황’이는 덩치가 크다. 약간 슬픔이와 같은 과로 착하고 다정한 캐릭터였다.
같은 구성 다른 이야기로 성장을 말하다
새로운 감정들에게 컨트롤 본부를 점령당하고 기존 멤버들은 밖으로 쫓겨난다. 1편에서 기쁨이와 슬픔이가 다녔던 그 길을 이제는 다 함께 가게 된다. 그들이 없는 사이 라일리는 불안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기존 감정 멤버들은 라일리의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 다시 본부로 돌아가게 되고, 문제를 다 함께 해결한다. 내가 느끼기에 구성이 거의 완벽하게 같았다. 대신 13살 라일리의 감정 변화를 이야기했다. 13살 라일리는 좋아하는 것도, 숨기고 싶은 것도, 꿈꾸는 것도 11살의 라일리와는 달랐다. 그런 변화를 보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그중 베개 싸움 하우스가 참 좋았다. 그곳에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 이상하게 마음이 찡해져 눈물이 났다.
1편보다 재미있는 개그요소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난 이 영화가 1편보다 많이 웃겼다. 재미있었다. 라일리가 숨기고 싶어 하는 것들이 모여 있는 감옥 같은 공간이 나온다. 기존 감정 멤버들이 그곳에 갇히게 되고 그곳에서 라일리가 숨겨둔 캐릭터들을 만나게 된다. 그때 어떤 게임 캐릭터가 나오는데 정말 방심하고 있다가 한 대 맞은 느낌으로 웃어버렸다. 나도 내가 너무 크게 웃어서 깜짝 놀랐다.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는 여러 캐릭터를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변화를 주어 구성되는데 라일리가 경험한 다양한 것들이 작화 방식의 변화로 표현되는 게 좋았다. 그리고 괜히 나에게도 저런 말하기 부끄러운 캐릭터들이 있나? 생각하게 됐다.
불안을 마주하는 방법
라일리의 새로운 감정 중 ‘불안’이 가장 큰 문제를 만든다. 생각해보면 나이를 먹으면서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도 불안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살면서 많은 순간, 불안이 나를 잡아먹었다. 물론 불안이 동력이 될 때도 있었지만 자칫 방심하는 순간 그 동력은 나를 덮어버렸다. 그 순간은 꼼짝 달싹 하지 못 하게 누군가 나를 옥죄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런 느낌을 영화에서 너무 잘 보여준다. 라일리가 힘들어 할 때 나까지 답답한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눈물이 났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내가 날 이해할 수 없고, 모든 것이 막막한 그 순간. 라일리는 그렇게 얼어버렸다. 얼마나 힘들고, 무서웠을까.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불안이가 또 불안해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그 때 모든 감정들이 불안이를 편안한 의자에 앉혀 차를 한 잔 주며 진정시키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을 보고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불안이라는 감정도 없어서는 안 될 감정이고 이것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감정이 아닌 자아다
마지막은 모든 감정들이 하나 되어 문제를 해결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라일리가 기쁨이를 불렀다. 지금까지 라일리의 감정이나 태도를 각각의 감정 캐릭터들이 컨트롤하는 느낌이었는데, 이 순간은 달랐다. 자아가 형성된 라일리는 필요한 순간 원하는 감정을 불러내 그 순간을 만들었다. 스스로 만들어낸 그 감정으로 자기만의 구슬을 만들었다. 1편의 라일리와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자신이 만든 자아로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뭉클했다.
신념이 자아를 만든다?
영화는 초반에 ‘신념이 자아를 만든다’는 개념으로 접근한다. 기쁨이가 또 기쁨이를 한다. 좋은 아이, 착한 아이라는 틀 안에 라일리를 가둬둔다. 그들이 만든 라일리의 신념, 자아는 “착한 아이”였다. 처음엔 기쁨이도 정신 차렸고, 슬픔과 기쁨이 공존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으니 잘하겠지 했다. 그래서 묘하게 불편한 느낌을 애써 무시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픽사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신념이 자아를 만드는 것이 아닌 ‘모든 선택과 감정이 나의 자아를 만들어간다’가 아니었을까? 단순하게 착한 아이라는 이 글자에 한 사람의 자아를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최근에 본 그 어떤 작품과 비교해도 가장 좋았다. 곧 더베어 시즌3가 나와서 이 말은 또 정정되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렇다. 인사이드 아웃의 여러 캐릭터들이 주는 따뜻함으로 내 불안과 걱정까지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그래 모두가 이렇구나.’ ‘다들 이런 과정을 거치는구나.’
모두 실수하고 실패한다. 부끄러운 상황도 있을 수 있고, 이기적인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것들이 모여 진짜 내가 된다. 나만의 내가 된다. 참 좋은 메시지다. 누구에겐 필요한 이야기인 것 같다.
10년 후의 라일리가 참 궁금하다.
+
덧붙여
쿠키는 2개다. 하나는 크레딧 올라가면서 나오고, 하나는 크레딧 뒤에 뒤에 나온다.
단편은 없다. 좀 아쉬웠다.
추천한다면
- 다 함께 100번 봅시다.
- 들쑥날쑥 요동치는 감정에 휩쓸리는 날이 많다면?
- 당장 보세요. 봤으면 한 번 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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