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9. 21:45ㆍ보고 듣고 생각하고 기록하기/영화
- 한 줄로 줄이니깐 영화 선택이 좀 부끄럽다.
- 그래도 주연배우가 앤 해서웨이라고요.
- 타깃이 너무 명확해 영화를 보다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너란 개념 The Idea of you, 2024
- 출시 : 2024. 05. 02
- 국가 : 미국
- 장르 : 코미디, 로맨스, 드라마
- 등급 : 15세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시간 57분
- 감독 : 마이클 쇼월터
- 출연 : 앤 해서웨이, 니콜라스 갈리친 등
- 채널 :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 로튼토마토 : 신선도 80%, 팝콘 66%
- IMDb : 6.3
줄거리
호평받은 동명의 현대 러브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너란 개념'은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보이밴드 어거스트 문의 리드 싱어인 24세 헤이스 캠벨(니컬러스 갈리친)과 40세 싱글 맘 솔렌(앤 해서웨이)이 펼치는 뜻밖의 로맨스에 관한 이야기다.
출처 : 프라임비디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넷플릭스의 <가족이라서 다행이야>와 비슷한 구조의 이야기다. 요즘 할리우드에서는 연상 여성과 연하 남성의 로맨스 작품이 유행이라고 한다. 그것도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이 영화에서 앤 해서웨이는 40세, 남성 배우는 24살로 설정되어 있다. 나는 앤 해서웨이의 연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녀가 나오는 영화라면 재미가 없어도 앤 해서웨이 보는 맛에 끝까지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앤 해서웨이 보는 맛이 아주 만점이다, 진짜… 너무 아름답다. 처음부터 끝까지 1분 1초 아름답지 않은 순간이 전혀 없다. 정말 대놓고 앤 해서웨이가 ‘나 아직 안 죽었어.’라고 이야기하는 영화다. 그녀의 드라큘라설에 1표를 던진다.
- 딸이랑 같이 왔어요. 어거스트 문 팬미팅에 참석하려고요. 내가 운전을 해야 해서…
- 따님이 어거스트 문 팬이에요?
- 팬이었죠.
솔렌(앤 해서웨이)은 16살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이혼녀다. 딸 이지가 좋아했던 어거스트 문의 팬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함께 코첼라에 오게 되고, 그곳에서 우연히 어거스트 문의 멤버 헤이스(니콜라스 갈리친)를 만난다.
헤이스는 솔렌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코첼라 무대에서 그녀를 위해 노래하며 마음을 표현했고, 솔렌도 그 감정을 싫지 않은 듯 했다. 꿈같은 하루가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솔렌의 갤러리에 헤이스가 찾아온다. 월드스타답게 그는 갤러리의 모든 작품을 통째로 사버린다. 처음엔 그가 사과를 사듯 작품을 사들이는 모습이 솔렌에게 어색했지만, 헤이스와의 대화는 그녀에게도 꽤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헤이스는 더 많은 작품을 원했고, 그들은 헤이스를 따라온 파파라치를 피해 솔렌의 친구가 소유한 창고로 함께 향한다.
-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별로 없어요. 대부분은 날 이미 안다고 생각하죠. 헤이스 캠벨은 내가 아녜요.
그런 게 당신한텐 상관없는 것 같아요. 게다가 첫 만남이 흥미롭기도 했고요.
당신은 똑똑해요. 그리고.. 알잖아요. 그리고 또. 섹시한가 그래요…
- 섹시요?
- 뭐 그렇다고요. 내가 여기 온 건 당신을 더 알고 싶어서예요.
창고에서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배가 고파진 두 사람은 솔렌의 집으로 가서 간단히 샌드위치를 나눠 먹는다. 대화는 끊이지 않고 이어졌고, 그렇게 함께한 시간은 점점 더 특별해진다. 서로의 감정이 깊어진 순간, 둘은 자연스럽게 키스를 나누며 더욱 가까워진다.
당신 엄마뻘이라고요.
키스 후 솔렌은 순간 정신을 차리고 그를 돌려보낸다. 그러나 영리한 헤이스는 자신의 시계를 일부러 솔렌의 집에 두고 떠난다. 며칠 뒤, 헤이스는 솔렌에게 연락해 자신이 머무는 뉴욕의 호텔로 초대한다. 마침 딸 이지는 여름 캠프로 집을 비웠고, 솔렌은 고민 끝에 그의 초대를 받아들인다. 그날 밤,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사랑을 나누고, 이후 솔렌은 헤이스의 유럽 투어에 동행하며 평범한 연인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 문제는 네가 아니라 나야. 잘생긴 얼굴에 반해서 날 갖고 놀게 했으니까 마흔인데 눈치도 없이.
- 내 말 좀 들어볼래요? 어리석었지만 잘 보이려 그랬어요.
- 성공했네 해나한테도, 능력 있다.
- 내가 딴 여자랑 잔 것 때문에 그래요?
- 다른 연상 여자 얘기? 아니, 취향 있는 게 어때서.
- 진짜로 해나를 좋아했어요. 당신과 상관없지만.
- 너란 개념에 너무 몰입했어. 즐거웠지만 끝내야 하는 거 너도 알잖아.
...
- 그러니까 뭐예요? 내가 부끄러운 거예요?
- 내가 부끄러워
솔렌은 투어에 동행하며 어거스트 문의 다른 멤버들과 그들의 어린 여자 친구들과 어울리게 된다. 그녀들의 모습, 대화, 태도에서 솔렌은 나이 차이를 실감하며 주눅이 든다. 그리고 솔렌과 헤이스의 첫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로 오르자 솔렌이 설렜던 그 행동이 사실 어거스트 문의 멤버들이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날 때마다 사용하는 ‘레퍼토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헤이스의 이전 연인 또한 연상이었고, 멤버들이 그 여자를 두고 ‘나이 많고 눈치 없는 여자’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실망감과 부끄러움이 밀려온 솔렌은 그곳을 떠난다.
집으로 돌아온 솔렌은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접하게 된다. 파파라치가 솔렌과 헤이스의 데이트 장면을 포착했고, 그 사진들이 공개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솔렌에 대해 떠들고 있었다. 이지가 캠프에서 돌아온 날, 솔렌은 이지에게 그동안 헤이스와 있었던 일들을 솔직히 고백한다. 이지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며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아준다. 딸의 위로와 응원에 힘을 얻은 솔렌은 헤이스에게 향한다.
널 그렇게 대한 게 마음에 걸려. 미안해. 나도 너랑 같은 감정인 걸 인정하라고 했을 때 두려웠어.
나도 바로 그렇게 느꼈으니까. 너와 있으면 모든 감정이 느껴져. 그러니 네 말대로 끝낼 필요 없을 것 같아.
솔렌은 헤이스를 찾아가 사과하고 관계를 다시 이어가기로 한다. 이후 솔렌은 공개 연애로 인해 겪을 어려움들을 이지에게 설명하며 마음을 다잡고, 헤이스와 함께 공식 커플로 살아간다.
하지만 언론과 대중의 시선은 예상보다 훨씬 가혹하게 지속되었고, 두 사람의 사랑은 그저 사람들의 가십 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저급한 말과 비난은 솔렌뿐만 아니라 이지에게까지 이어져 큰 상처를 남겼다. 솔렌은 행복했지만, 각오했던 것보다 훨씬 큰 고통에 시달렸다. 결국 이지는 견디지 못하고 솔렌을 떠나 아빠와 함께 지내기로 결심한다. 딸의 아픔을 지켜보던 솔렌은 헤이스에게 이별을 결심하고, 고통 속에서 사랑을 내려놓는다.
- 5년 후에 재고한다고 약속해 줄래요? 그땐 이지도 졸업해 잘 살 테고 난 아무도 관심 없는 D급 연예인이 돼 있겠죠.
- 5년은 너무 길어. 행복해질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마. 나도 그럴 거야.
솔렌과 작별하며 헤이스는 처음 그녀의 집을 떠날 때처럼 자신의 시계를 두고 떠난다.
투어를 모두 마치면 모두 내려놓고 잠깐 쉴 생각입니다. LA에서요.
만나고 싶은 사람이 거기 있거든요.
5년 후, 여전히 음악을 계속하고 있는 헤이스는 이전과는 다른 성숙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무대에 서 있다. 그의 음악도 한층 깊어지고, 진정한 뮤지션으로 성장한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솔렌은 팬으로서 그를 지켜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5년 전과 같은 모습으로 솔렌의 갤러리를 찾아온 헤이스. 그들의 재회는 뮤지션으로서의 성장과 함께 다시 이어질 가능성을 암시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줄거리 정리가 조금 낯 뜨겁다. 로맨스 영화는 정리하는 방식을 바꿔야겠다. 아무튼 영화를 보며 내내 했던 생각은 ‘아, 앤 해서웨이는 어떻게 저렇게 아름답나’였다. 어렸을 때 앤 해서웨이를 보며 참 특이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헤이스의 초대로 솔렌이 그의 호텔 방에 찾아오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앤 해서웨이는 작은 강아지를 잡아먹으러 오는 한 마리 사자의 모습이었다. 코트를 입고 있어도 완벽했는데, 코트를 벗는 순간 정말 …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아름다움이었다. 정말 앤 해서웨이는 살아 있다. 누가 그녀 앞에서 뒤돌아설 수 있을까?
앤 해서웨이의 모습은 완벽했으나 영화를 보면서 묘하게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몇몇 장면들이 너무 이 영화의 타겟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듯했다. “이런 장면 기대하셨죠? 대리 만족 해보세요.”라는 노골적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촌스럽기도 하고 냉소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재미있지만 깔끔한 재미가 아니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이래나 저래나 앤 해서웨이가 하드캐리하고, 남자 주인공의 매력도 시간이 지날수록 느껴진다. 사실 처음 등장 씬에서는 “설마 저 친구는 아니겠지?”라며 생각했지만, 영화의 끝에서는 “옴마옴마~” 하면서 호들갑 떨며 봤다.
내게 로맨스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배우들의 매력이다. 아무리 멋진 배우들도 극 후반부에 매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분명 별로였는데 결국 매력 뿜뿜으로 끝내는 배우가 있다. 그 배우의 매력에 따라 그 영화의 만족도도 정해진다. 다행히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매력 발산 완료하며 극을 마무리 지었다. 배우를 검색해보니 이 분은 아마존 왕자님이었다. 관심을 가졌던 작품의 주연 배우라서 그 작품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책이 말 그대로 빅히트를 쳤었던 기억이 있다. 잘은 모르지만 그때 주 타겟층이 30대, 40대 어쩌면 그 이상의 유부녀들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어떤 세대나 집단에게 존재하는 막연한 로망을 그때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지금은 이 작품이 채워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물론 채워주는 욕망의 색은 다르다. 이 작품도 원작 소설이 존재한다. 소설의 수위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적정선의 설렘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이 부분이 현재의 나에게는 불편했지만 누군가에게는 행복과 설렘을 주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뭐 어쨌든 즐거웠으니 그걸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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