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1. 23:17ㆍ보고 듣고 생각하고 기록하기/공연 & 전시
- 오늘 하루는 키크니 덕분에 행복했다.
- 동생아 부끄러워 그만 울어
- 키크니 작가님은 키가 참 크다. 안 뚱뚱했다. 배신감...
키크니 : 일러바치기 인 부산
- 전시일자 : 2024. 06. 01 - 09. 22
- 운영시간 : 화~일 / 10:00~19:00 / 월요일 휴관 / 운영시간 종료 1시간 전 마감
- 전시장소 : 부산 동구 문화플랫폼 (구. 부산진역사)
- 작가 : 키크니
- 티켓 : 성인(만 19세 이상) 15,000원 / 어린이, 청소년 (36개월~만 18세) 12,000원
동구민, 단체 20명 이상 30% 할인 10,500원 / 국가유공자, 장애인, 65세 이상 50% 할인 7,500원
36개월 미만 무료입장
*할인 및 무료입장은 증빙서류 제시
작가 소개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는 현재 약 112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주문 제작 카툰을 연재하고 있는 인기 작가입니다. 목소리와 키를 제외하고 알려진 프로필의 내용은 많지 않습니다. 표면적으로 앞에 드러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일러스트는 공감이라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미디어를 통해 비치고 있지만 조금 더 가까이 소통하고 싶은 그는 부산에서의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려 합니다.
웹툰 플랫폼 만화경에서 웹툰 ‘별일 없이 산다’등을 연재했으며 에세이지 <일상, 다~반사>등을 출간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사연을 받아 답장을 주는 방식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다>와 <으라차차 키크니 작명소>를 한 컷의 만화로 유쾌하게 보여줌으로써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일러스트의 소재가 삶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로 10대부터 60대의 팬 층을 아우르는 젊은 작가입니다.
전시 소개
- 2D를 넘어 3D 공간으로 옮겨져 일러스트와 텍스트에만 국한되지 않고 영상과 오브제를 사용하여 장르와 소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도전을 보여준다.
- 21개의 주제들은 마치 작가의 한 컷 만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실감할 수 있다.
- 부산 전시 장소는 부산진역사가 17년 만에 새롭게 리모델링되어 문화 플랫폼의 장소로 부산동구의 대표 복합문화 공간으로써 키크니가 전시를 통해 위로하고 싶은 분들에게 드리는 전시다.
- 관객이 직접 동선을 따라 스토리텔링을 경험하는 전시이며 전시의 일원으로 직접 참여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키느니 작가의 전시에 갔다. 우연히 인스타에서 작품을 본 뒤 꽤 오래 팔로우하며 활동을 지켜보고 있다. 한참 회사 생활이 버겁고 힘들 때 출근길에 보는 그의 작품은 출근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동생에게 키크니 작가를 추천한 뒤, 동생과 나는 종종 ‘오늘 키크니 봤어?’라며 각자의 회사에서 카톡으로 대화를 시작하곤 했다. 시간이 지나 키크니 작가는 유퀴즈에도 출연하는 대작가가 되었다.ㅋㅋ 서울에서 진행한 전시를 놓쳐 마침 타이밍이 맞아 부산 전시에 가게 되었다. 대구에서 움직여야 했고, 작품이 인스타에 업로드되기 때문에 이미 다 본 작품을 가서 보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괜히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전시장인 부산 동구 문화플랫폼 근처에 도착해 건물이 보이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옥상에서 키크니가 반겨준다. 멀리서 키크니 작가의 큰 얼굴을 보며 반가워 빵! 하고 웃으니, ‘이렇게 웃는 것만으로도 우리 벌써 잘 온 것 같다’며 동생이 좋아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소했다. 나는 그게 참 좋았다. 피식피식 웃음이 있었고, 머리채 잡는 복수도 있었다. 위로도 슬픔도 응원도 있었다. 나의 동생은 애니메이션을 보다 오열했다. 키크니 작가의 작품은 대단하지 않아서 좋다. 편안하고 과하지 않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따스운 온도로 손을 내민다. 웃음과 위로를 준다. 휴식도 준다. 숨이 턱 끝까지 찼을 때 한숨 돌릴 수 있게 해주는 작품들이다. 동네 오래된 슈퍼에서 취업 못 하고 늙어버려 가업인 슈퍼를 이어하고 싶어 하는 삼촌이 주는 위로 같다. 칭찬이다. 진짜 칭찬입니다.
입구 전시 소개글에 ‘소통하는 작가’라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그 글을 보고, ‘설명이 뭔가 세련되지 않은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전시를 다 보고 나니 ‘소통하는 작가’라는 말이 참 잘 어울렸다. 키크니 작가는 팬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 같았다. 키크니 작가의 작품에 종종 언급되는 ‘여행 같이 간 친구들’ 말고는 친구가 없으신 것 같던데ㅋㅋ 이렇게 팬들과 소통하며 자기편, 친구를 많이 만든 것 같다. 나도 키크니 작가의 심리적 친구이다. 내 마음대로.
우린, 초라 해 져도
다시 빛나
이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었다. 예전에 이 작품을 인스타에서 보고 오열한 기억이 있다. 그때 나는 참 힘들었나 보다. 꽤나 오래 핸드폰 배경화면이기도 했는데 그런 작품이 마지막에 날 기다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더 좋았다. 이미 애니메이션 섹션부터 울고불고했던 동생은 여기서 또 눈물이 터져버렸다. 요즘 힘든가… 솔직히 부끄러울 정도로 울어서 난감했다;;
키크니 작가가 그리는 여러 작품 중 단편선이 늘 마음에 많이 남는다. 나도 검은색 냄새 폴폴 나는 검은 고양이와 함께해서 그런지 단편선을 볼 땐 마음이 아픈 경우가 많다. 그럴 땐 괜히 우리 애 사진을 한 번 더 보거나 쓰다듬거나 한다. 애니메이션 섹션에서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셨다.
그리고… 그렇게 눈물을 흘리는 관람자들을 향해 뿌듯한 눈빛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키크니 작가님이 계셨다. 신비주의 작가님이라 아는 척하면 안 된다는 굳은 마음으로 슬쩍슬쩍 훔쳐봤다. 정우성 닮... 전시를 다 보고 굿즈를 구경하던 중 운이 좋아 다른 분들에게 묻혀 작가님 싸인을 받았다.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는데 호들갑 떨면 안 될 것 같아 주먹을 꼭 쥐고 혼자 속으로 좋아했다. 그렇게 귀여운 굿즈 몇 가지를 사 들고 전시장을 나왔다.
전시를 다 보고 돌아오니, 처음 이 전시에 대해 걱정했던 부분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우스울 정도로 참 좋았다. 대단하고, 거창한 전시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키크니 작가의 작품처럼 행복은 정말 멀리 있는 게 아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요즘 이것저것 복잡했던 마음, 욕심쟁이 마음들을 조금 다독이고 또 걸어갈 힘을 이렇게 얻는다.
추천한다면
-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 위로를 받고 싶다면
- 그리운 친구들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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