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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16 : 에피소드 16 빛을 남겨 둬

dont-doze-off 2024. 5. 14. 23:09
  • 안녕 알렉스
  • 괜찮은 인사였을 뻔했다.
  • 다섯 명의 인턴이 너무 그립다.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1> 중 한 장면/ 너무 그립다 / 출처 : ABC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16

  • 편성 : 2018. 09. 27. ~ 2019. 05. 16 
  • 국가 : 미국
  • 장르 : 드라마 / 메디컬
  • 출연 : 엘렌 폼페오, 저스틴 챔버스, 챈드라 윌슨, 제임스 픽켄스 주니어, 케빈 맥키드, 제시 윌리엄스, 카테리나 스콜손, 카밀라 러딩턴, 켈리 매크리리, 지아코모 지아니오티, 킴 레이버 등
  • 채널 : 디즈니 플러스
  • 에피소드 : 21개

 

 

작품 소개

시애틀 대형 병원을 무대로 주인공과 동료들의 직업 정신과 성장, 그리고 연애를 다룬 메디컬 휴먼 드라마

 

 

 

에피소드 소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베일리와 벤. 조와 메러디스는 그동안 감감무소식이었던 알렉스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는다.

 

출처 : 디즈니 플러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알렉스가 떠났다. 시즌 16까지 오면서 많은 배우들이 떠났다. 배우들이 너무 떠나니 떠날 때의 상황이나 방식을 보고, 이 사람은 제작진과 사이가 좋았나 보다. 나빴나 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알렉스는 시즌 16까지 그레이, 베일리, 웨버, 복희와 함께 했는데. 이렇게 뒤통수 인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한 것 같다. 지금까지 하차를 생각해 보면 크리스티나가 떠날 때 제작진의 아쉬움이 가장 컸다. 그 시즌 전체가 크리스티나를 보내주기 위한 빌드업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멋지게 보내줬다. 슬론이 떠날 때는  ‘슬론이 이 정도 캐릭터였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따뜻하게 보내주어, 사이가 좋았군 생각했다. 어찌 보면 난 데릭을 보낼 때 보다 더 아쉬워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병원 이름에 여전히 슬론이 남아있다.

 

 

알렉스의 하차를 직접 보고 나니 리뷰를 찾아보면서 느꼈던 기분 나쁨과 실망이 덜 느껴졌다. 생각보다 괜찮았다. 알렉스가 편지를 통해 그레이, 조, 베일리, 웨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그동안의 알렉스의 모습을 편집해서 보여줬다. 이미 입이 툭 튀어나온 상태에서 이 에피소드를 보는 나도 마음이 저리고, 눈물이 날 정도로 ‘그래. 알렉스 고생했다. 잘 가라.’ 이런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떠난 사람의 입장과 마음을 상세하게 보여준 적은 또 없는 것 같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배우가 안 나왔다는 게 너무 속상했다. 얼굴 한번 보여주는 게 그렇게 어려웠나… 

 

 

알렉스와 이지의 역사를 다시 곱씹어 보니, 조가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과 추억의 힘이 너무 강하다. 알렉스는 두 사람 모두 사랑하고 아마 두 사람만 있었다면 조를 선택했을 거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내 생각 아니다.이지와 조만 있었어도 알렉스는 이지가 원한다면 이지에게 갔을 것 같다.이지와 닮은 환자가 왔을 때 조는 알렉스에게 이지에게 연락을 해보라 말을 한다. 그때 알렉스는 ‘이지는 이렇게 살고 있을 거야’라며 조에게 이야기를 한다. 조는 그때 그만뒀었어야 했다. 알렉스에게 이지가 어떤 의미인지 알았어야 했다. 그리고 알렉스가 어떤 남자인지도.

 

 

알렉스에게 이지를 지우게 할 수 없었다. 그에게 그녀는 지울 수 없는 덩어리 같았다. 그 덩어리는 작아지지도 않았다. 너무 오랜 시간, 그저 묵혀 왔을 뿐 사라지지 않았다. 그 많은 일을 함께 겪으며 알렉스에게 지울 수 없는 존재가 된 것 같다.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16> 중 한 장면 / 출처 : ABC

 

그다음 에피소드에서 조는 알렉스에 대한 본인의 솔직한 마음을 전한다. 너무 밉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알렉스는 조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지만, 지울 수 없는 사랑도 줬다. 그 사랑에는 조 스스로가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는 확신과 더 좋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당부가 들어가 있다. 조는 이야기했다. 작은 쓰레기 통으로 보며 사랑을 느꼈다고. 값비싼 무언가가 아니라 조와 알렉스의 사랑은 그런 사랑이었다. 서로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고, 스스로 이겨갈 수 있는 힘을 준 사랑이었다. 사랑받지 못할 존재라고 스스로를 정의 내렸지만 상대방으로 인해 내가 사랑받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란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알렉스는 떠났지만 두 사람에게 각자는 꼭 필요한 존재였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작별인사를 하는 좋은 방법 같은 건 없다.

 

이번 에피소드는 솔직히 좋았다. 알렉스의 마지막 얼굴이 나왔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그래도 내용은 좋았다. 처음부터 지금까지의 알렉스를 보니 마음이 뭉클했다. 그리고 함께한 캐릭터들도. 중간중간 떠난 캐릭터들이 나왔을 때는 여전히 좋고 반갑더라. 그런데 그 마음을 마지막 대사로 제작진들이 망가뜨렸다. 

그래. 이별에는 좋은 방법이 없다. 그러나 더 나은 방법은 있다고 생각한다. 저 대사는 제작진의 합리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굳이 저 대사 하나를 넣어서 팬 마음을 후벼 파는 건가 싶었다. 

 

 

나는 이제 알렉스가 없는 그레이 아나토미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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