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18

 

• 리부트를 위한 마무리
• 400회라니
• 가슴이 뭉클하다

---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18 / 400회 / 출처 : ABC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18

• 편성 : 2021. 09. 30 ~ 2022. 05. 26 
• 국가 : 미국
• 장르 : 드라마 / 메디컬
• 출연 : 엘렌 폼페오, 챈드라 윌슨, 제임스 픽켄스 주니어, 케빈 맥키드, 카테리나 스콜손, 카밀라 러딩턴, 켈리 매크리리, 킴 레이버, 스콧 스피드먼, 크리스 카맥 등
• 채널 : 디즈니 플러스
• 편성 : 미국 ABC
• 에피소드 : 20개
• 하차 멤버 : 코맥 헤이즈(아일랜드)

 

작품 소개

시애틀 대형 병원을 무대로 주인공과 동료들의 직업 정신과 성장, 그리고 연애를 다룬 메디컬 휴먼 드라마

출처 : 디즈니 플러스

 

 

---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18은 그레이 아나토미의 400회를 기념하고 코로나 이후의 평범한 일상을 염원하는 인사로 마무리된다. 400회라니. 하루에 한 편씩 그레이 아나토미를 본다고 했을 때 한 달하고도 며칠을 더 봐야 하는 숫자다. 대단하다. 그걸 다 보고 있는 나를 칭찬한다.

마지막 장면은 400회를 기념하는 글자와 그동안 그레이 아나토미의 장면들을 편집해서 보여줬다. 그리고 혼자 남아 눈물을 흘리는 그레이.

시즌 18은 그레이 아나토미 드라마에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시즌 19부터는 리부트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작이 예고되어 있었다. 그래서 18의 마무리가 궁금했는데, 그레이 아나토미다운 결말이었다. 한 번도 조용히 시즌을 끝낸 기억이 없다. 18 역시 어쩌려고 이러나 싶게 끝이 났다.

 

 

지금 그레이슬론은 엉.망.진.창 그 자체다.

그렇게 지키고 싶었던 레지던트 프로그램은 결국 인가가 취소된다. 레지던트들은 모두 그만둔다. 번아웃에 시달려 온 베일리는 병원을 떠났다. 캐서린과 웨버는 세계 여행을 갔다. 오웬과 테디는 도망자 신세가 된다. 닉은 떠난다. 그레이는 그레이슬론에 남아 외과 과장이 된다.

이렇게 18이 끝났다. 정말 대단해.

 

 

 

 

전 이런 상황을 여러번 봤어요.
동료끼리 오랫동안 같이 근무하는 모습을 말이에요.
그러다 점차 가족 같아지죠.
그런데 가족끼리 잡음이 생기기도 하죠.
명령권자가 눈군지 불분명해지는 거예요.
…
그러면서 규정은 힘을 잃고 상황이 복잡해지는 거예요.

 

시즌 18 마무리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레지던트 프로그램의 인가 취소다. 에피소드를 거쳐 오며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한 상황에서 마지막 인가 취소는 모든 레지던트의 해고를 뜻했다. 이렇게 쉽게 직원들을 해고할 수 있다는 점이 새삼 놀라웠고, 드라마 속이 아닌 현실에서도 참 잔인하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시즌을 이어오면서 레지던트들의 성장을 중심으로 극을 구성하다 보니 그 밑의 레지던트들에 대한 내용은 크게 강조되지 않았다. 서사가 많지도 않았고, 어텐딩과 엮이는 캐릭터가 아니면 대부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레지던트들이 그만두게 되는 스토리가 현실에도 반영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다. 다음 시즌부터 새롭게 출발하는 그레이 아나토미를 위해 리셋한 기분인데, 그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게 꽤나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맺은 놈이 풀어야지.
나는 지킬 게 있거든.
내 건강과 내 정신 말이야.
그래서 그만둘 거야.
이제 끝이야.
오늘이 마지막이지.
난 프루랑 쿠키를 만들어야 해.

 

배신자라고 소리치던 베일리는 떠나고, 떠나려고 했던 그레이가 외과 과장이 되며 마무리된 시즌 18. 제작진들 대단해요. 베일리는 그 누구보다 그레이슬론을 사랑했던 의사다. 병원을 위해 함께하는 친구들과 반대편에 선 적도 있었다. 그만큼 병원을 아끼던 베일리는 결국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레이슬론을 떠난다. 저 기분이 어땠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아팠다. 최초의 흑인 여자 외과 과장으로서 해내고 싶은 것도 하고 싶었던 것도 많았던 베일리는, 뜻대로 되지 않은 상황과 최악으로 치닫는 병원을 보면서 너무 큰 중압감과 무기력함을 느꼈을 것 같다. 베일리는 결국 본인의 몸과 마음, 가족을 위해 병원을 떠나기로 한다.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18 / 마지막 장면 / 눈물의 그레이 / 출처 : ABC

 

 

우린 새로운 과학을 발견하고
새로운 이론을 받아들이고 증명한다.
그리고 우린 아는 것과 하는 것을 일치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왜냐면 시대는 끝나기 때문이다.

 

시즌 19부터는 새로운 시작이다.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말 한 시대가 끝난 느낌이다. 오래 만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그 이별을 받아들이듯 내 과거와도 이별하는 기분이라 괜히 우울해진다. 마지막 400회를 기념하는 편집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봤다. 그리고 마지막에 현재의 그레이를 보는 과거의 그레이의 모습도. 종종 그레이의 과거 모습이 나올 때 정말 너무 아름다워서 놀란다. 푸릇푸릇했고, 찬란하게 빛났다. 그레이뿐 아니라 모두가 반짝반짝 빛났던 때. 이제 그때 그 모습을 뒤로하고 다른 모습의 그레이 아나토미가 기다리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도 너무 재미있게 에피소드를 보고 있어 다음 시즌도 기대가 된다. 그들이 바뀌고 있다면 나도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봐야 하니까. 그레이슬론에서의 다음 파트도 궁금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