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30. 12:24ㆍ보고 듣고 생각하고 기록하기/영화
- 유치한들 어떠냐 내가 좋다는데
- 바람과 행복은 멀리 있지 않나 봐
- 어서 와라 크리스마스 시작이 좋다
지니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GENIE, 2023
- 개봉 : 2023. 11. 22.
- 국가 : 미국
- 장르 : 코미디
-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시간 : 1시간 32분
- 감독 : 샘 보이드
- 출연 : 멀리사 매카시, 파파 에시에두, 디네이 벤턴, 마크 매런, 조딘 매킨토시, 루이스 구스만, 앨런 커밍 등
- 채널 : 넷플릭스
- 로튼토마토 : 신선도 31%, 팝콘 62%
줄거리
일만 하다가 아내와 딸에게 버림받고 연말에 홀로 남겨진 남자. 잠들어 있던 지니를 우연히 깨우면서 가족의 마음을 다시 얻을 기회가 생긴다.
출처 : 넷플릭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5월 30일 크리스마스 영화라니. 얼마나 로맨틱한가. 사실 제목과 이상한 메인 사진을 보면 당연히 선택하지 않았겠지만, 그 사진 속 주인공이 '멀리사 매카시'였다. 내가 이 배우를 알게 된 건 폴 페이그 감독의 <스파이>였다. 이 영화를 왜 봤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재미있게 봤다. 지금 이 영화를 찾아봐도 내 취향에 맞는 부분이 하나도 없는데, 무엇을 보고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 3번은 본 것 같다. 웃기다. 내가 생각하는 팝콘무비의 전형이다. 오늘 본 영화 <지니와 함께 크리스마스>도 <스파이>도 '멀리사 매카시'가 아니라면 재미가 절반, 아니 그 이상 줄어들었을 것 같다. 이 배우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화장실 유머도 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게 꼭 들어간다는 것이 문제지만. <지니와 함께 크리스마스를>에서 ‘지니’로 출연한다.
먼저 로튼 토마토 지수가 대작인 <아틀란타>보다 높다. 나도 <아틀란타>보다 재밌게 봤다. 어떤 영화를 보기 전에 가지는 ‘기대감’이라는 것이 있다. 영화의 가치를 제작비나 배우의 네임드로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과 제작비, 감독과 배우 등 영화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에 따라 사람들은 각각의 영화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 <아틀란타>와 <지니와 함께 크리스마스를>은 그 기대치에서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이 영화를 선택할 때 그 어떤 기대도 없었다. 배우와 포스터, 제목이 주는 확고한 의지와 뉘앙스가 전해졌기에 내가 생각하는 영화겠거니 하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재미있게 잘 봤다. 괜히 코끝이 찡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영화는 일만 하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남자가 지니를 만나면서 가족을 찾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것 또한 얼마나 진부한가. 하지만 영화 중간중간 우리가 알고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는 부분이 있었다. 지니의 소원은 전 세계, 전 시대 국룰로 3개까지이지만, 멜리사 맥카시 지니는 무한대로 가능하다. 그리고 가족들 앞에서 나의 지니를 소개하며 원데이 소원 들어주기 이벤트도 연다. 영화가 거짓이 없고 따뜻했다. 지니의 소원권이 생긴 남자는 그 소원을 자신의 욕심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자신만을 위한 선물로는 피자가 전부였다. 착하다 착해.
일반적인 영화는 지니의 도움을 받아 딸의 마음을 얻고 곧 아내의 마음을 얻어 잘먹고 잘살았습니다. 하고 마무리가 된다. 그런데 이 아내는 보통사람이 아니었다. 끝까지 마음을 열지 않았다. 남자도 포기한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그래도 딸의 마음을 얻었다며 지니에게 자유를 준다. 남자가 칼을 뽑아 무만 썰고 칼집에 넣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예상하듯 그는 마지막 소원으로 지니에게 자유를 선물한다.
여기서 이 영화의 또 다른 킥이 숨어 있다. 지니는 자유를 선물한 남자에게 지니의 마지막 선물 3가지 소원권을 전달한다. 내가 원할 때 3개의 소원을 들어준단다. 그리고, 원칙상 고객을 처음 만났을 때 시간을 되돌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고지해야 하지만, 사실 가능하다며 힌트를 주고 떠난다. 남자는 지니가 남긴 3개의 소원 중 첫 번째 소원으로 시간을 돌려 본인 스스로 가족과의 약속을 지키고 곁에서 함께하며 본인 스스로의 힘으로 가족을 되찾는다. 그리고, 나머지 2개의 소원은 딸의 생일을 위한 레스토랑의 자리와 딸의 원하는 메뉴인 체리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는 데 사용한다. 정말 소소하다. 소소해. 근데 이상하게 이 부분이 참 좋았다. 비록 시간을 돌리는 데 지니의 힘을 쓰긴 했지만, 가족을 되찾는데, 자신의 행복을 만드는데 모든 선택과 노력은 본인이 했다는 것이 좋았다. 레스토랑의 자리와 체리 아이스크림에 소중한 소원권을 쓰는 게 누군가에게는 바보 같아 보였겠지만, 그것을 잃어본 사람만이 알고있는 소중함 느껴져 좋았다.
거창하고 대단하고 소원을 생각하며 살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순간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요즘 내게 필요했던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진짜 소중한 게 뭔지, 그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우린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금 확인시켜준 영화였다. 나는 오늘 저녁 사랑하는 가족들과 맛있는 비빔면을 먹고 , 고양이랑 많이 놀아줘야겠다.
추천한다면
- 크리스마스 영화가 이 정도면 충분하다
- 일상이 무거워 웃을 일이 없는 친구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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