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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특종의 탄생 SCOOP

dont-doze-off 2024. 4. 23. 22:04
  • 자유는 듣기 싫어하는 걸 말할 수 있는 권리다 - 조지 오웰
  • 편한 것보다 의미 있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좋다
  • 말할 기회를 주는 것. 큰 지혜인지도

<특종의 탄생 Scoop> 포스터 / 출처 : 넷플리스

 

특종의 탄생 Scoop, 2024

  • 출시일 : 2024. 04. 05.
  • 국가 : 영국
  • 장르 : 드라마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시간 : 102분
  • 감독 : 필립 마틴
  • 출연 : 질리언 앤더슨, 빌리 파이퍼, 루퍼스 슈얼 등
  • 채널 : 넷플릭스

 

줄거리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극화한 영화. 앤드루 왕자의 불명예스러운 인터뷰를 세상에 내놓기까지 '뉴스나이트' 여성 관계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내부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출처 : 넷플릭스

 

 

 


Scoop신문·잡지·라디오·텔레비전 등의 보도기관에서 경쟁사보다 앞서 독점보도하는 특종기사.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스포트라이트, 밤쉘, 다크워터스 등 저널리즘, 저널리스트를 조명한 영화를 좋아한다. 그중 최고는 스포트라이트이다.(개인취향)  넷플릭스 영화 <특종의 발견>을 봤다. 실화를 토대로 각색한 작품이었다. 

 

영화가 조금 어수선하다. 필요 없어 보이는 부분들이 조금씩 껴있다. 깔끔하게 인터뷰를 중심으로만 정리했다면 임팩트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재미있게 봤다. 특히 인터뷰 장면은 내가 영국 국민이고, 이 인터뷰를 실제로 봤다면 그 분노와 부끄러움이 굉장했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영화를 본 후 실제 인터뷰를 보고는 너무 놀랐다. 이게 가능한 건가 싶을 정도의 싱크로율이었다.

 

 


 

편한 걸 원하는 게 아냐, 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BBC는 경영악화로 큰 인원 감축을 예고한 상황에서 팀 내부 갈등까지 겹쳐 속상한 마음에 샘이 어머니에게 속상한 마음을 표현한다.

샘의 어머니는 딸이 속상하고 힘든 것이 싫으니 ‘좀 더 편한 길을 가렴’이라고 조언을 하고, 샘은 ‘편한 일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대답한다. 이 대답은 저널리스트뿐 아니라 한 가지 분야에서 뚜렷하게 본인의 길을 찾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가지게 되는 동일한 마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요즘 이리저리 길을 못 찾고 힘든 나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다. 그렇게 의미 있는 일을 위해 노력을 하던 중 앤드루 왕자의 보좌관과 연결되게 되고 엉망진창 대폭망 대환장 인터뷰의 서막을 열게 된다.

 

 


“쫒기만 해선 절대 못 잡아요. 애들이 돌아올 마음이 생겨도 그땐 우리가 없죠”
 

 

 

에밀리와 늘 함께 다니는 강아지를 조깅을 하다 놓쳐버리고 강아지를 쫒던 과정에서 벤치의 아저씨가 말한다. ‘쫒기만 해서는 절대 잡을 수 없다.’ 그전까지 에밀리는 왕자와의 인터뷰에 준비에 열심히였다. 극 초반, 그녀는 인터뷰 대상자를 물고 뜯어버리는 방식의 진행자로 보였고, 인터뷰 준비 역사 그 방식 또한 물고 뜯는 방식으로 준비를 했다. 에밀리는 인터뷰 준비를 마무리하고 샘의 의견을 물었고, 샘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니 스스로 이야기하게 해라는 그녀의 조언과 쫒기만 하지 말라는 벤치 아저씨의 조언을 깊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는 새로운 방식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특종의 탄생 Scoop> 중 한 장면 / 출처 : 넷플리스

 

에밀리는 ‘사이다’ 대신, ‘기다림’의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상대가 진실을 말하도록, 스스로 추락하도록 기다려준다. 그저 그의 말을 경청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질문만을 던졌다. 그리고, 틀린 단어를 정정해 주었다. 대중은 종종 ‘사이다’ 발언에 큰 매력을 느낀다. 같은 의견을 가질수록 나를 대표해 주는 이의 ‘사이다’ 발언은 시원하다 못해 내가 이긴 것 같은 기분을 준다. 

그런데 ‘진정한 저널리스트라면 과연 그런 방식이 좋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널리스트는 질문하는 사람이지 답변하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날카로운 문제 제기와 비판, 공평한 질문과 경청 그리고, 그것을 대중에게 알리는 것. 그것이 진짜 그들이 해주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이 영화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인터뷰 장면이다. 에밀리는 노련하게 가면을 벗긴다. 처음 이 장면을 볼 때는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인터뷰 장면을 보는 내내 내 머릿속에서 ‘응..?’ ‘왜 저런 이야기를 하는 거지?’ ‘저 사람 뭐지?’라는 생각을 계속했는데 화면 속 왕실 측의 구성원들 표정이 너무 좋았고, 인터뷰가 끝난 후 좋은 인터뷰였다며 왕실 구경까지 시켜줬다. 

 

‘지금 무슨 상황이지’ 

 

그들은 저 인터뷰가 어떤 성공을 이루었다고 생각했을까? 보좌관의 말처럼 ‘왕자의 매력’을 보여주며 국민들이 왕자를 이해하고 좋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왕실에는 어떤 사람들만 존재하길래 그런 결론밖에 내지 못했을까? 그 오만하고 뻔뻔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거라는 믿음이 어디에서부터 출발했는지 궁금하다. 더 신기한 건 ‘여왕’ 역시 인터뷰를 허락했다는 거다. 다들 단체로 술 마신 것도 아니고.. 너무 신기했다. 

 

내가 영국 국민으로 그 인터뷰를 봤다면 참담함을 느꼈을 것 같다. 이런 참담함을 그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걸까. 그런 오만함은 어디에서부터 출발한 걸까.

 

어쨌든 그들의 바보 같은 선택과 함께 BBC의 노련함으로 왕자는 자리에서 내려온다.

 

 


이게 ‘뉴스나이트’야 다른 방송에선 안 하는 이야기에 시간을 투자하지.

들려줘야 할 이야기, 사람들에게 중요한 이야기

권력자에게 책임을 묻고 피해자에게 발언권을 주는 이야기 말이야


이런 종류의 영화는 늘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나의 현실,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편안함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저널리스트가 우리나라에도 많이 존재하기를.

 

그리고 역시 실화의 힘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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