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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월호 10주기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세 가지 안부>

dont-doze-off 2024. 4. 17. 11:34
  • <세 가지 안부>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가족, 생존자, 당시의 언론인의 이야기를 3부작으로 구성한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 많은 사람들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세가지 안부> 타이틀 디자인 / 출처 : 뉴스타파

 

세월호 10주기 온니버스 다큐멘터리 <세 가지 안부> 

공동제작 :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 연분홍치마

 

1. 첫 번째 안부 : 그레이존 (주현숙 감독 / 한경수 PD / 러닝타임 41분)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현장언론인들이 말하는 10년 전 세월호 참사

 

2. 두 번째 안부 : 흔적 (한영희 감독 / 한경수 PD / 러닝타임 38분)

    “너의 흔적이 나에게 건내는 말” 두 엄마가 지난 10년 동안 써내려간 이야기 

 

3. 세 번째 안부 : 드라이브 97 (오지수 감독 / 조은솔 PD / 러닝타임 33분)

    스물여덟의 우리가 열여덟의 너를 만나러 갈게 


<세가지 안부> 중 한 장면 / 출처 : 뉴스타파

 

세 가지 안부 중 시작인 첫 번째 안부 <그레이존>을 봤다. 

 


그레이존 :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불분명한 부분(집단 및 지역)을 지칭하는 용어 

 

 

 

작품은 10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가까이에서 참사를 보고 전달했었던 언론인들의 인터뷰와 참사 기록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들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간혹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그 당시의 이야기를 최대한 담담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작품을 보는 내내 두 가지 감정이 날 복잡하게 했다. 언론인이라는 전달자의 직업의식과 그들이 주는 상처.

 

다큐멘터리 속 기자, 작가, PD들은 직업이 언론인일 뿐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다.

그들은 참사 가장 가까이에서 가족들과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며 상처받고 곪아있었다.

 

언론인이라는 직업의식이 앞서게 될 때 때때로 그들은 스스로 말하듯 괴물이 되어버렸고,

한편으로는 끝없이 함께 했었던 시간과 기록 속에서 그들은 유가족을 위로하며 함께하는 동지가 되었던 것 같다. 

 

괴물과 동지 사이. 정부와 유가족 사이. 현장과 시민 사이. 

그들은 정말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속하기 어려운 불분명한 집단, 그 사이의 존재자 같았다.

 

<세가지 안부> 중 한 장면 / 출처 : 뉴스타파

 

작품은 언론인들의 인터뷰와 자료 화면, 음성으로 구성되어있다. 순간순간 그날의 모습이 비쳐줬을 때 마치 어제 일인 것처럼 세포들이 따끔따끔 반응했다.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은 2014년 4월 16일에 본인이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고 있다. 그날의 생생한 개인의 기억 자체가 참사 트라우마의 현상이라고 한다. 세월호 참사 현장 가까이에서 함께 했던 언론인들은 어쩌면 보통의 시민들보다 그 트라우마나 죄책감이 더 할지 모른다. 

 

그 당시 언론인과 유가족의 관계는 너무 나쁜 상황이라 기자들은 강당 아래로 내려가기 어려웠다고 한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잃은 유가족에게 참사 초반, 많은 기자들은 그들의 직업의식에만 맞춰 행동했었다. 그래서 언론인들은 위층 <관람석>에 있었다고 했다. 이때 <관람석>이 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한 단어인데도 화가 났고, 불쾌했다. 그 순간의 영상 앵글도 기자들은 가족들을 <관람>하듯 보여주고 있었다. 

 

유능한 기자, 유능한 언론인이란 뭘까. 

그들은 세상에 무엇을 알려주고 싶은 걸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어떤 카메라 기자분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참사 당시 순간순간 장면을 잘 찍고 싶으셨다고 했다. 그런 본인을 미친 사람이라고 스스로 자책하며 말했다. 그분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나도 ‘저 사람 제정신인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본인을 자책하고 그날들의 기억이 너무 큰 악몽으로 자리 잡고 있는 분을 보니 안쓰러웠다. 그리고 그분은 결국 세월호 참사를 모두 진실되게 담아내어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해주셨다. 

 

<세가지 안부> 중 한 장면 / 출처 : 뉴스타파

 

극의 마지막은 10.29참사와 이어진다. 

역사는 되풀이되지만, 사람이 막을 수 있는 참사가 되풀이되는 것은 비극이다. 

이것을 ‘역사는 되풀이된다’로 쉽게 말할 수 없다.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별한 사람의 절망과 슬픔이 아니다.

결국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 참사를 기억하고 더 이상은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 진실을 알아야 한다.


 

세 가지 안부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4월 16일 사흘간 하루에 1편씩, 24시간 한정으로 순차 공개 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고 세월호 참사를 많이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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