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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60대 인종차별을 그린 영화 시리즈 / 두번째 헬프 The Help  / 디즈니플러스 / 2011

dont-doze-off 2024. 6. 25. 23:43
  • 반복해서 봤더니 못 봤던 것들이 또 보였다. 
  • 그들은 가정부이기 전에 또 다른 엄마였다.
  • 화장실은 같이 못쓰면서 자기 자식 물고 빨고 하는 건 그냥 두는 아이러니

영화 <헬프> 포스터 / 출처 : 다음 영화

 

헬프 The Help, 2011

  • 개봉 : 2011. 11. 03.
  • 국가 : 미국
  • 장르 : 드라마
  • 등급 : 전체 관람가
  • 시간 : 146분
  • 감독 : 테이트 테일러
  • 출연 : 엠마 스톤, 비올라 데이비스, 옥타비아 스펜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제시카 차스테인 등
  • 채널 : 디즈니 플러스
  • 로튼토마토 : 신선도 76%, 팝콘 89%

 

줄거리

1963년, 미국 남부 미시시피 잭슨 흑인 가정부는 백인 주인과 화장실도 같이 쓸 수 없다?! 아무도 가정부의 삶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녀가 책을 쓰기 전까지는…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 정원과 가정부가 딸린 집의 안주인이 되는 게 최고의 삶이라 여기는 친구들과 달리 대학 졸업 후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역 신문사에 취직한 ‘스키터(엠마 스톤)’. 살림 정보 칼럼의 대필을 맡게 된 그녀는 베테랑 가정부 ‘에이빌린(바이올라 데이비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다른 인생은 꿈꿔보지도 못한 채 가정부가 되어 17명의 백인 아이를 헌신적으로 돌봤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은 사고로 잃은 ‘에이빌린’. ‘스키터’에게 살림 노하우를 알려주던 그녀는 어느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자신과 흑인 가정부들의 인생을 책으로 써보자는 위험한 제안을 받는다. 때 마침 주인집의 화장실을 썼다는 황당한 이유로 쫓겨난 가정부 ‘미니(옥타비아 스펜서)’가 두 여자의 아슬아슬하지만 유쾌한 반란에 합류한다. 차별과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불법이 되고 생명을 위협받는 일이 되는 시대에, 태어나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하는 ‘에이빌린’과 ‘미니’. 그녀들의 용기 있는 고백은 세상을 발칵 뒤집을 만한 책을 탄생시키는데…

출처 : 다음 영화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반복해서 보면 못 봤던 것들이 보인다' 3년 전 내가 기록해 둔 한 줄 평이다. 고작 3년 전이고, 그때도 처음 본 영화가 아닐 텐데 오늘 영화를 다시 보고 많이 놀랐다. 이게 내가 기억하던 '헬프'가 맞나 생각했다. 생각보다 무거웠고, 해피엔딩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3년 전 어떤 의도로 저 평을 남겼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정말 반복해서 보니 처음 본 것처럼 새로운 감정이 생긴다.

 

'헬프' 1960년대 미국 미시시피 잭슨 주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몇몇 인물들이 흑인 가정부를 대하는 태도를 이곳은 인종차별이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그곳에서 일하는 흑인 가정부들의 삶을 글로 책으로 출판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들의 고단한 삶과 차별에 맞서는 모습, 그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는 아름답다. 시대의 인테리어와 복식 스타일이 주는 아름다움이 있다. 특히 가구나 조명은 그대로 옮겨오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그런데 아름다움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아름다운 모습과 대비되는 가정부의 삶이 비루하고 고되었기 때문이다.

 

스키터는 대학 공부를 마치고 본인의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와 신문사에 취업했다. 그녀의 친구들은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이 일생의 목표이기 때문에 그녀를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스키터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당연히 있어야 할 사람이 없었다. 스키터를 어렸을 때부터 키웠던 콘스탄틴이었다. 그녀의 가족들은 콘스탄틴이 떠났다는 말만 할 뿐이다.

 

 

 

 

- 집 밖에 화장실을 만들면 어때? 릴리한테 흑인 화장실을 만들면 나중에 더 비싸게 집 팔 수 있다고 말해. 같이 쓰면 위험해.
우리랑 다른 병균을 가지고 있잖아. 그래서 내가 가정 위생법 발의안을 썼어.
- 뭘 써?
- 질병 예방 발의안으로 모든 백인 가정에 흑인 도우미 전용 외부 화장실을 만드는 거지. ‘백인 시민 협의회’에서도 동의했어.
- 그냥 네 화장실을 밖에 만들지 그래, 힐리
- 유색인종 문제를 농담으로 여기면 안 돼. 애들 건강을 위한 거라면 난 뭐든지 할 거야.

 

여기저기 화장실로 난리다.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생리욕구로 차별을 하는 느낌이라 더 기분이 나쁘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린북에서도 화장실 관련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 같다. 하물며 그린북에서는 그 흑인이 백인의 존경을 받는 대단한 피아니스트였다. 그런데 그는 식당에서 화장실을 나가 쓰라는 요청을 받는다. 본인들이 먹을 것을 만들고, 본인 자식들을 물고 빨고 하면서 키우는 그들과 화장실을 같이 쓸 수 없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건 어떻게 용납이 가능했을까? 무식함에서 오는 차별 행동이 본인을 얼마나 천박하게 보이게 하는지 그들이 모른다는 게 안쓰러울 뿐이다.

 

 

 

 

용기란 용감한 것만은 아닙니다.
용기란 연약한 육신에도 불구하고 옳은 일을 행하는 것이지요.

 

스키터는 신문사에서 살림 정보 칼럼 대필 작가로 취직했다. 그녀는 살림 정보에 대한 팁을 얻기 위해 에이빌린에게 도움을 청한다. 스키터는 에이빌린과 대화를 하고, 흑인 가정부들의 삶을 담은 책을 쓰고자 했다. 하지만 처음 계획을 에이빌린에게 말했을 그녀는 거절한다. 자신의 삶을 세상에 공개할 경우 받을 공격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녀는 흑인이 투표소에 사실만으로 차에 불을 지른 세상이라는 현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에이빌린은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마음을 바꾼다.

 

스키터가 처음 에이빌린의 집에 왔을 , 에이빌린이 당황한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집에 백인이 처음으로 왔다며 차가 흘렸다. 그는 일상적으로는 하지 않을 일이었다. 그녀는 프로 가정부였기에 더욱 그럴 듯했다. 장면 하나로 그녀가 현재 얼마나 떨고 있는지, 얼마나 용기를 내었는지를 느꼈다.

 

 

 

 

에이빌린 관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여러분 삶이 어떤지 사람들이 이해하게요.

 

스키터가 흑인 가정부에 대한 책을 쓰기에 에이빌린 명으로는 부족했다. 그들은 책을 쓰기 위한 대화를 하던 미니가 에이빌린 집을 찾아왔다. 미니는 화를 내며 스키터의 이런 행동으로 에이빌린만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걱정한다.

 

미니는 영화의 최고 악당 힐리의 가정부였다. 힐리는 영화에서 가장 강한 인종 차별주의자다. 영화 초반에는 질병 예방 법안이라는 쓰레기를 만든 인물이기도 했다. 미니는 화장실 문제로 힐리의 집에서 해고된 실리아의 집에 취직했다. 실리아는 영화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 하나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연기한 인물이다. 그녀의 목소리와 걸음걸이까지, 제시카 차스테인이 얼마나 신중하게 캐릭터를 준비하고 연기했는지가 느껴진다. 실리아는 사랑스럽고 순수한 인물이다. 편견 없이 모두를 다정하게 대하는 성품을 가지고 있으며, 미니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의 성격을 있다. 그녀는 미니를 다정하게 대하고 감싸안으며 콜라를 대접한다. 너무 사랑스럽다.

 

 

 

영화 <헬프> 중 한 장면 / 제시카 차스테인 만만세 / 언니 사랑해요 / 출처 : 다음 영화

우린 인권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일어난 일을 말할 뿐이야.

 

미니는 스키터와 에이빌린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 후 책을 쓰는 데 동참하기로 한다. 하지만 출판사는 12명 이상의 가정부의 이야기를 담지 않으면 출판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흑인 혐오 범죄와 미니 대신 힐리의 가정부로 취직했던 율 메이가 반지를 훔친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율 메이는 자식의 대학 등록금을 위해 힐리 부부에게 가부장을 요구했지만, 그들은 단호하고 모욕적으로 거절했다. 그 후 청소를 하다 반지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것을 훔쳤다. 그녀는 체포 과정에서 저항하며 경찰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

 

 

 

 

내 똥이나 먹어라

 

사건이 많은 가정부들이 책을 쓰는 동참하게 만들었다. 출판 과정에서 힐리와 미니 사이의 사건이 드러난다. 화장실 문제로 해고된 미니는 힐리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해고된 초콜릿 파이를 만들어 힐리를 방문한 그녀는 힐리가 맛있게 먹는 것을 목격한다. 그녀는 파이가 맛있는 이유를 물었고, 그녀를 위해 만든 특별 레시피는미니의 이었다. 얼마나 솜씨가 좋길래 똥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맛있을까 싶었다. 미니는 내용을 책에 추가해 힐리가 자신을 협박할 없도록 하자고 제안했지만, 처음에는 반대받았다. 결국 내용이 포함된 책이 출판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게 되었다.

 

 

 

 

용기는 때때로 한 세대를 건너뛰지
우리 집에 용기를 다시 가져와 줘서 고맙다 

 

책이 출판된 힐리는 자신의 파이가 책에 실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스키터의 집을 찾아간다. 그녀는 스키터의 어머니에게 책의 내용을 논하려 하지만, 스키터의 어머니는 힐리를 단호히 나무라면서도 균질환을 옮기지 말고 집을 나가라고 말한다. 어머니 덕분에 속이 시원했다.

 

사건 이전, 스키터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유모이자 가정부였던 콘스탄틴에 대해 질문한다. 어머니는 콘스탄틴과 있었던 일을 얘기해준다. 자신의 체면 때문에 콘스탄틴과 그의 딸을 내쫓은 것이었다. 콘스탄틴에 대한 미안함에 그녀를 찾아갔지만, 이미 떠난 후였고, 시간이 지나 그녀가 세상을 떠난 사실을 알게 된다. 스키터의 어머니도 사건에 대한 부채감이 컸던 같다. 자신의 부끄러움을 반성하며 힐리를 나무란 것이 인상적이었다.

 

 

 

영화 <헬프> 중 한 장면 / 출처 : 다음 영화

- 제가 만든 이 난리통에 두 분만 위험하게 두고 갈 순 없어요. 
- 아니에요. 상황이 나빠진대도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이젠 우리도 당당히 맞설 거고요.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당신은 여기서 별 볼 일 없어요. 어머니 건강도 나아지고 있고요. 여기 남은 건 적대적인 동네 백인 모임뿐이죠. 모든 걸 다 밝혔으니까요 이 마을에서 남자 구하기도 어려울 거고요. 
- 스키터 양. 내가 에이빌린을 돌보고, 에이빌린이 날 보살펴 줄 거예요. 

 

미니는 실리아의 집에서 흑인이 아닌 사람으로 일하게 된다. 스키터는 뉴욕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그녀들을 두고 떠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미니와 에이빌린은 생각보다 강한 사람들이었다. 그녀는 스스로를 지켜주겠다 다짐하고, 스키터에게 떠나라고 말한다. 영화는 에이빌린이 마지막 아이를 떠나며 마무리된다. “내 사랑스러운 아이를 잘 돌봐달라”며 아이의 엄마에게 말한다. 눈물이 났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인종차별이 지속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사람들이 사랑으로 진짜 엄마처럼 키운 흑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어떻게 발생할 수 있을까? 영화 속에서 그녀들은 어릴 때는 착하지만, 성장하면서 부모와 비슷해진다고 말한다. 힐리의 엄마는 “너희 아빠가 널 망쳤다”라고 말했다. 결국 부모의 가치관이 대물림된다는 건데. 무섭고도 슬픈 현실이다. 

 

이번에 이 영화를 보고 이게 해피 엔딩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잘 끝난 것 같은데 계속 마음 한 편이 아프다. 아마 에이빌린과 미니의 싸움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시작일 거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동생과 영화를 보며 이야기했다. 1960년대 흑인의 싸움은 그레이 아나토미가 시즌 20인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다. 미니와 에이빌린이 싸웠던 것처럼 베일리와 메기가 싸우고 있었다. 언제쯤 이 차별과 혐오가 단지 과거의 일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뚜벅 추천 지수 : 90%

무언가를 성취함에 있어 계속된 실패에 기운이 없고 처지는 날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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