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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60대 인종차별을 그린 영화 시리즈 / 첫번째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  / 디즈니플러스 / 2017

dont-doze-off 2024. 6. 24. 21:14
  • 그들이 뛰어난 건 가진 지능만큼 이곳에 남고자 한 의지가 아니었을까.
  • 여자로 흑인으로 존재하여 역사를 만들었다.
  • 중요한 건 꺾이지 않은 마음과 꺾여도 도전하는 행동.

영화 <히든 피겨스> 중 한 장면 / 출처 : 20th century studios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 2017

  • 개봉 : 2017. 03. 23.
  • 국가 : 미국
  • 장르 : 드라마
  •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시간 : 127분
  • 감독 : 데오도르 멜피
  • 출연 : 타라지 P. 헨슨, 옥타비아 스펜서, 자넬 모네, 케빈 코스트너, 커스틴 던스트, 마허샬라 알리, 글렌 포웰 등
  • 채널 : 디즈니 플러스
  • 로튼토마토 : 신선도 93%, 팝콘 93%

 

줄거리

천부적인 수학 능력의 흑인 여성 캐서린 존슨 NASA 흑인 여성들의 리더이자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 흑인 여성 최초의 NASA 엔지니어를 꿈꾸는 메리 잭슨 미국과 러시아의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으로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시절, 천부적인 두뇌와 재능을 가진 그녀들이 NASA 최초의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에 선발된다. 하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800m 떨어진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중요한 회의에 참석할 수 없으며, 공용 커피포트조차 용납되지 않는 따가운 시선에 점점 지쳐 간다. 한편,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는 난항을 겪게 되고, 해결방법은 오직 하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수학 공식을 찾아내는 것뿐인데…. 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으며,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 세계를 놀라게 한 그녀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출처 : 디즈니 플러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1960년대 인종 차별을 이야기하는 많은 영화가 있을 거다. 여러 영화 문제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영화 개를 다시 보고 싶었다. 히든 피겨스’, ‘그린 ’, ‘ 헬프. 개의 영화 모두 너무 좋아하는 영화다. 사회 문제를 이렇게 따뜻하게 보여줄 있을까 싶다. 따뜻하다는 말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개의 영화는 분노와 폭력보다는 이해와 함께 나아가야 함을 보여준다. 개의 영화를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

 

 

 

 

-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 내가 설명해 줄게. 흑인 여자 셋이 버지니아 햄프턴에서 백인경찰을 추적하고 있지.

 

영화의 시작은 어느 흑인 소녀의 천재성을 짧게 보여준 뒤, 그 소녀의 현재로 넘어간다. 흑인 여성 3명, 캐서린, 도로시, 메리가 고장 난 자동차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러던 중 경찰차가 나타난다. 시대와 상관없이 영화에서 흑인이 백인 경찰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된다. 다양한 콘텐츠로 인한 학습 효과다. 대부분의 백인 경찰은 죄 없는 흑인을 막대하거나 잡아갔다. 그래서 백인 경찰을 확인하자 나도 긴장하게 됐다. 다행히 그 흑인 여성 3명의 직장이 ‘나사’였다. 러시아와 미국이 우주 전쟁을 하고 있었던 때였기 때문에 그 순간 경찰의 적은 흑인이 아닌 러시아였다. 그래서 경찰은 그녀들을 나사까지 에스코트해 줬다. 시작은 에스코트였는데, 메리는 경찰 추격의 기쁨을 짜릿하게 느꼈다.

 

 

 

 

- 우주 임무 그룹에서 전산원을 요청했어. 최대한 빠르게. 해석기하학 다루는 사람으로. 동관에선 뺄 사람이 없어.

- 고정직이에요?

- 당연히 임시직이지.

 

그녀들은 서관 전산실에서 일하고 있다. 흑인 여성 여러 명이 모여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인원이 계산을 담당한다. 나사의 부서에서 별도의 요청이 생기면 해당 인원만 그 팀으로 파견 나가는 방식인 것 같다. 도로시는 그곳의 관리인이다. 도로시는 주임으로 승진하고 싶어 한다. 나사의 인력 배치를 관리하는 듯한 미첼은 유색 인종에게 주어지는 고정 주임직은 없다며 거절한다. 도로시는 명확한 이유를 묻지만, 미첼은 “나사가 그런 걸 어쩌겠어.”라며 뒤돌아선다. 짧은 장면에서도 흑인 여성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미첼의 성격이 어떤지, 도로시의 유능함과 당당함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 엔지니어 훈련 과정에 남는 자리가 있어
- 잡작머리 리벳이면 공기저항도 줄 텐데
- 엔지니어의 머리가 있으면 엔지니어가 돼야 해. 평생 전산직에 있으면 안 돼.
- 질린스키 씨. 전 흑인 여성이에요. 불가능한 일을 꿈꾸긴 싫어요.
- 난 폴란드 유대인이고 부모를 수용소에서 잃었지. 그런데 지금은 우주선 아래 서 있어. 우주로 비행사를 쏘아 올릴 우주선. 우린 살아있는 불가능 그 자체야. 하나 물어보지. 백인 남성이었다면 엔지니어를 꿈꿨을까?
- 그럴 필요도 없죠. 벌써 됐을 테니까.

 

메리는 엔지니어 분야에 재능을 가진 여성이다. 다만, 아직 이곳에선, 아니 아마 다른 곳에서도 흑인 여성 엔지니어는 없었을 때인 같다. 메리의 재능을 알아본 질린스키가 메리에게 엔지니어 과정을 받으라며 권유하는 장면이다. 질린스키가 메리에게 이런 권유를 있었던 본인 역시 차별을 받아온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전 도로시와 미첼의 대화를 생각해보면 괜히 씁쓸해진다. 재능을 봐야 회사에서 외모와 피부색만으로 직원의 능력을 무시하는 것만큼 무능력한 어디 있을까 생각이 든다.

 

캐서린은 우주 임무 그룹의 전산원으로 파견된다. 영화 초반 천재 소녀가 캐서린이다. 캐서린이 사무실로 걸어가고 본인의 자리를 찾아 앉는 과정의 모든 순간에 백인들은 눈빛과 행동을 통해 그녀를 차별하고 혐오한다. 1 1초도 빠짐없다.

 

 

 

 

- 여자 화장실이 어디 있죠?
- 미안하지만 유색인종 화장실은 몰라요.

 

첫날부터 캐서린은 화장실을 가기 위해 뛰기 시작한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800m를 뛰어야 한다. 그녀는 유색 인종 화장실이 있는 서관으로 뛰어가서 볼 일을 보고, 다시 뛰어 돌아온다. 무척이나 억울한 일이다. 1분 1초가 바쁘다면서 그녀에게 화장실을 다녀오는 데 800m를 뛰게 만들었다. 도대체 어떤 차별의 결과로 백인과 흑인은 같은 화장실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까지 이르게 만들었을까.

 

 

히든 피겨스에서 좋았던 건 주인공들이 남에 말을 잘 안 듣는다는 것이다. 그녀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알기 때문에 고집이 세고 한 번 넘어졌다고 포기하지도 않는다. 계속 방법을 찾고 고민한다. 계속해서 나아가고 이곳에 존재하기 위해 미래를 준비한다. 미첼의 승진 거절에도 도로시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녀는 미첼을 만나기 위해 직접 미첼의 사무실을 방문한다. 아마 그곳에도 흑인의 방문은 잦지 않은 일인 것 같았다. 그녀는 그 사무실을 오는 과정에서 본 기계에 대해 물어본다. IBM 슈퍼 컴퓨터였다. 계산을 순식간에 하는 기계로 나사에겐 좋은 기계였지만, 그녀와 그녀의 동료들에게는 매우 위협적인 존재였다. 나라면 어쩌냐, 어쩌냐 걱정만 했을 텐데 우리 도로시 언니는 대단한 언니였다.

 

 

 

 

방법은 하나야.
최대한 배워서 우리 가치를 올려야지.
뭐가 됐건 버튼은 사람이 눌러야 하니까.

 

도로시는 그날 이후 IBM 슈퍼 컴퓨터를 공부한다. 여기까지만 해도 너무 멋진데, 그녀는 혼자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그녀는 그녀의 지식을 전산실 팀원 흑인 여성들에게 전한다. 그녀들은 함께 컴퓨터를 공부했다. 예전에는 이 장면을 보고 ‘대단하다’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AI가 이슈인 세상에서 나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단순히 ‘무섭다 무섭다’라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내 가치를 올리기 위해 빨리 적응하고 배워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늦었을지 모르겠지만, 내일보다는 오늘이 빠르니. 나도 열심히 배워 가치를 올려야겠다. 어쨌든 키보드는 사람이 눌러야 하니까.

 

 

 

영화 <히든 피겨스> 중 한 장면 / 출처 : 20th century studios

- 대체 어딜 다녀왔나? 필요할 때마다 안 보이던데. 눈이 잘못된 건지. 대체 매일 어딜 가는 거야?
- 화장실 다녀왔습니다.
- 화장실? 빌어먹을 화장실? 하루에 40분씩? 거기서 뭐 해? 이렇게 바쁜데 믿음에 보답을 해야지.
- 이곳엔 제가 갈 화장실이 없습니다. 
- 화장실이 없다니?
- 이곳엔 화장실이 없어요. 이 건물엔 유색인종 화장실이 없고 서관 전체에도 없어서 800m를 나가야 해요. 알고 계셨어요? 아프리카까지 걸어가서 볼일을 봐야 하는데 사내 자전거도 이용 못 해요. 생각해 보세요. 근무복장도 무릎길이 치마, 힐, 심플한 진주 목걸이. 그딴 목걸이 없어요. 흑인에게 진주 목걸이 살 월급을 주긴 해요? 그런데 밤낮으로 개처럼 일하면서 모두가 만지기도 싫어하는 커피포트로 버티고! 그러니까 죄송하지만 하루에 몇 번 화장실에 가야겠어요.

 

미국은 러시아에게 우주전쟁에서 뒤처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해리슨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모든 직원들이 비상체계로 업무를 보고 있는 과정에서 하루에 40분씩 계속해서 자리를 비우는 그녀가 짜증이 났을 테다. 게다가 그녀는 더 이상 보통의 직원, 파견 온 계산원이 아니었다. 천재였고 이 프로젝트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인지되고 있었다.

 

 

 

 

이제 됐군. 유색인종 화장실은 없어. 백인 화장실도 없고. 그냥 변기 있는 화장실이야. 쓰고 싶은 곳 써.
자리에서 가까운 곳으로.
‘나사’에선 모두가 같은 색 소변을 본다. 

 

해리슨은 사무실 커피포트에서 "COLORED"라고 적힌 스티커를 떼어버렸고, "COLORED LADIES ROOM"이라고 적힌 화장실 사인을 부셨다. 그가 화장실 사인을 부수는 장면은 정말 멋있고 통쾌했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영화를 보니 그전과는 다른 감정이 생겼다. 그는 캐서린이 본인에게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런 행동을 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니 캐서린, 도로시, 메리가 더 멋져 보였다. 그들은 똑똑해서 성취를 이룬 것 이상의 사람들이었다. 본인뿐만 아니라 본인의 능력으로 타인에게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함께 성취하는 사람들이었다.

 

 

 

 

앨런 셰퍼드가 로켓에 타기 전엔 우주로 나갔던 미국인이 없었습니다.
이제 그 이름은 최초로 우주에 나간 해군 파일럿으로 영원히 기억되겠죠.
그리고 저는 ‘나사’의 엔지니어가 될 계획입니다.
하지만 백인 학교의 수업을 듣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피부색을 바꿀 수도 없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최초가 돼야 하지만 판사님 없이는 불가능하죠.
판사님. 오늘 보시는 많은 재판 중에 100년 뒤 기억될 재판은 뭘까요? 어떤 판결이 판사님을 최초로 만들까요? 

 

메리는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백인 학교의 수업을 필수로 들어야 했다. 그녀는 나사가 지정한 백인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판사의 판결이 필요했다.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도 아니고,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어떤 훈련을 듣는 과정에 이 많은 일들이 필요했다. 흑인이고 여성이었던 메리는 결국 백인 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다. 스스로 쟁취한 결과였다. 언니 멋있어요.

 

 

 

영화 <히든 피겨스> 중 한 장면 / 출처 : 20th century studios

- 임시직이야. 글렌의 발사 때문에 IBM이 필요해서 그쪽 엔지니어가 당신을 추천하던데.
- 우리 직원들은요?
- 전산원들이 궤도 비행을 계산할 순 없어. 지금은 자르지 않아.
- 그럼 나중엔요?
- 글렌의 발사 이후에 전산팀이 해체될 거야.
- 직원들만 여기 두고 혼자는 못 가요. 
- 뭐라고?
- 그 짐승을 다루려면 인원이 많이 필요해요. 혼자선 못해요. 우린 준비됐어요. 시켜만 주세요. 

 

도로시는 그렇게 IBM 모든 전산원과 함께 IBM으로 향한다. 그녀가 성공했다. 그녀가 당당히 그녀의 직원들과 서쪽 전산실을 나서는 장면은 정말 너무 멋있다. 그들은 스스로의 능력과 노력으로 IBM의 기술로 들어갔다.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모두 함께 성공한 일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도로시는 백인 여성들의 IBM 교육까지 담당하게 되고, 나사 IBM 컴퓨터실의 주임이라는 직책을 맡게 된다. 그리고 미첼은 도로시에게 "Mrs. 본"이라는 존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미첼이 도로시에게 말이 있었다. " 너한테 악감정 없어." 도로시는 말했다. "본인은 그렇다고 생각할거야."

많은 미국 백인들이 그러했을 같다. " 개인적 감정은 없어. 회사에서 이렇게 하라는 거야." 해리슨도 미첼도 그렇게 생각했을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것이 올바른 상황인지를 생각해야 하는 것도 필요했다. 단지 회사가 이런데 내가 어쩌겠어는 아니라, 회사가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 변화할 있느냐에 대한 고민은 우리 모두가 행동인 같다.

 

 

도로시는 IBM 컴퓨터실 주임이 되었고, 메리는 백인 학교의 최초 흑인 여성 학생으로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캐서린은 중요한 좌표를 계산하는 기여를 했지만, 곧바로 전산실로 쫓겨났다. IBM에서 일을 잘한다며, 캐서린의 계산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때 해리슨도 미첼처럼 이야기했다. "회사 방침이 그렇다고." 물론 진주 목걸이를 선물로 줬지만, 목걸이 너나 해라 해리슨.

 

영화 <히든 피겨스> 중 한 장면 / 출처 : 20th century studios

 

하지만 중요한 발사가 있는 IBM 계산에 착오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결국 캐서린에게 다시 도움을 청한다. 캐서린의 계산으로 정확한 수치를 예측하고, 그날의 발사는 사고 없이 마무리된다. 영화는 실제 이야기와 그녀들의 미래를 풀어내며 끝이 난다.

영화와 실제는 해피 엔딩이다. 해피한 엔딩 가운데 흑인 여성들은 얼마나 많은 차별과 혐오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을까. 시대 흑인 차별에 대한 영화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흑인에 대한 존경심이 생긴다. 어떻게 상황들을 버텨냈을까. 물론 흑인에 대한 아시아 혐오 문제도 있지만, 그것도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문제 하나다. 히든피겨스를 오랜만에 다시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좋은 영화는 시간이 지나도 나에게 좋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같다.

 

 

+

덧붙여 

캐서린을 신뢰하는 우주비행사가 나오는데, 히트맨의 가짜 킬러 아저씨다. 그의 가짜 킬러 모습이 생각나면서 나올 때마다 웃겼다. 그는 그때도 가르마에 진심인 듯했다. 젊은 히트맨이 보고 싶다면 '히든 피겨스'를 꼭 보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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