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딱 한 사람 죽여드릴게요 / 위픽 wefic - 앙심/ 전건우

2024. 9. 20. 21:46보고 듣고 생각하고 기록하기/책

  •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남자친구라면 헤어지련다.
  • 앙심을 품는 건 결국 스스로를 해치고 있다는 것.
  • 그럼에도 품어지는 걸 어쩌겠어.

전건우 작가의 <앙심> 표지

 

위픽 wefit - 앙심

  • 작가 : 전건우
  • 출판사 : 위즈덤 하우스
  • 발행일 : 2023. 08. 09.
  • 국가 : 대한민국
  • 카테고리 분류 : 한국 단편소설
  • 페이지 : 64쪽
  • 채널 : 종이책

 

작가 소개

2008년 단편소설 「선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호러와 추리/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장편소설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 『뒤틀린 집』, 『안개 미궁』 등을 썼으며 소설집 『한밤중에 나 홀로』, 『괴담수집가』, 『금요일의 괴담회』, 『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에서』 등을 펴냈다. 장편소설 『뒤틀린 집』이 영화화된 바 있으며 『고시원 기담』과 『살롱 드 홈즈』는 각각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사람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 소설가가 되어 호러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의 황태자로 불리며 다양한 작품을 써내고 있습니다.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나라를 지켜낸 성웅 이순신처럼 하루하루 내 삶을 지켜내는 용기를 가지자고, 모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장편소설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 『뒤틀린 집』, 『안개 미궁』, 소설집 『괴담수집가』, 『금요일의 괴담회』 등을 펴냈다.

 

 

책 소개

저주의 화살이 되어버린 뿌리 깊은 앙심

무더위에 지친 이들을 구해줄 전건우표 신작 공포소설!

 

심장을 조여드는 한국형 공포소설을 선보이며 독자들의 여름을 책임져온 작가 전건우가 위픽 신작 『앙심》을 출간했다. 숨 쉬는 것만으로도 지치는 여름밤, 나의 연인 K는 믿을 수 없는 얘기를 털어놓는다. 몇 해 전 저주를 걸어 사람을 죽여주겠다는 노숙자 최 씨의 말에 따라 K는 당시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했던 한 사람에 대한 깊은 앙심으로 저주의 주문을 외고야 말았다는 것. 『앙심》은 아주 작은 일로 시작되었을 원한이 얼마나 무서운 감정인지, 동시에 오래도록 품고 있을 때 얼마나 어둡고 끔찍한 앙갚음을 낳을 수 있는지 보여주면서 우리 안에 크고 작게 남아 있는 앙심을 헤아리게 만든다.

출처 : 예스24

 

 

첫 문장

무서운 이야기 하나 해줄까?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아, 무서운 이야기는 정말 싫다. 당연히 모르고 빌렸다.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아주 환한 오전,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읽었다. 정말 금방 읽었다. 짧기도 했지만 그만큼 몰입도가 높고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책은 화자를 괴롭히는 직장 상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아주 열받는 말버릇을 가진 김 팀장에, 열대야까지 더해진 여름밤. 그녀의 남자친구 K는 갑자기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말한다.

 

K는 과거 그의 대학원 시절 이야기를 꺼낸다. 그날도 지금처럼 더운 날이었다. 그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샤워를 하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화장실 문이 잠겨 그곳에 갇혀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K는 그곳에서 나가고자 하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냥 화장실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찌이익… 스스스

 

화장실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고, K는 그 소리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제가 딱 한 사람 죽여드릴게요

타인에게 앙심을 품은 만큼 선생님의 중요한 부분도 하나 사라질 겁니다. 그것이 저주의 법칙이죠.

 

K는 화장실에 갇히기 전날 있었던 이야기를 이어간다. 노숙자 쉼터에서 일을 하던 중, 우연히 위험에 처한 노숙자 최씨를 도와주게 된 K. 노숙자 최씨는 K에게 보답하고 싶다며 원하는 사람을 한 명 죽여주겠다고 말한다. K는 고민 끝에, 그 당시 자신을 괴롭히던 담당 교수의 이름과 생년월일, 그리고 자신의 손톱을 노숙자 최씨에게 전달한다. 아마 K는 그때만 해도 이것이 그저 노숙자 최씨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일이 있은 후, K는 화장실에 갇혔고, 정신을 차린 뒤 자신이 이름을 넘겼던 교수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교수의 죽음 이후, K는 잠을 잘 수 없었다. 교수의 죽음과 함께 자신의 잠이 함께 사라졌다.

 

 

 

 

더운 여름밤 시원한 물줄기 아래에 서는 것보다 더 상쾌한 일이 뭔지 아니? 그건 앙심을 해소하는 거야
나는.. 네가 평안해졌으면 좋겠다. 진심이야.

 

화자는 갑자기 K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러자 K는 화자에게 최근 최씨를 다시 만났고, 그에게 설렁탕을 사주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다시 한번 보답을 하고 싶어 했고, K는 화자에게 자신이 예전에 최씨에게 받았던 것과 똑같은 종이를 건넸다.

 

 

화자는 종이에 이름을 적었을까? 

 

 

 

 

책은 짧지만 강력하다. 앙심을 품은 사람에게 찾아오는 누군가의 보답, 그것은 내가 앙심을 품은 이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내용을 자세히 적진 않았지만, 책에는 K가 화장실 밖에서 느꼈던 존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존재가 설명되었을 때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속 앙심을 겨누고 있는 건 과연 나일까, 타인일까.

 

책을 읽으며 누군가 내게 한 명을 죽여준다고 한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할까 고민했다. 사실 나는 이 이야기에서 누군가를 죽이는 것보다, 그로 인해 내가 잃게 될 가장 소중한 것들이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나는 나의 소중한 무언가를 빼앗기면서까지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다. 비록 나도 사람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어하며,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 자체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인데, 에너지 총량이 낮은 나로서는 그 미움이 나를 지치게 만든다. 하지만 그 마음이 쉽게 없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그 때문에 내가 무언가를 잃는다면 평생 그 잃은 것과 앙심을 품은 사람을 생각하게 될 것 같아 그것이 더 불행한 삶일 거라 생각한다.

 

나는 앙심을 품은 사람을 최대한 보지 않으려는 타입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을 믿고 있다. 그렇게 내 앙심도, 미움도 스르르 사라졌으면 좋겠다.

 

 

 

 


앙심의 사전적 의미는 원한을 품고 앙갚음하려고 벼르는 마음입니다. 원망하다는 뜻의 앙을 자세히 보면 마음 심과 가운데 앙이 합쳐진 걸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원망이라는 감정은 마음의 가운데 맺힐 정도로 강력하고 거대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뚜벅 추천 지수 : 80%

밝은 곳에서 읽고, 지나치게 상상하지 않는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리고 무서움을 떠나, 작가의 단어 선택이나 상황 묘사 방식이 센스 있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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