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작가님의 소설과 현실의 경계는 어디인가요 / 위픽 wefic -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 / 정지돈

2024. 9. 17. 13:07보고 듣고 생각하고 기록하기/책

  • 고담 D시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 현실이 만든 무분별한 자경단 소재
  • 작가님의 소설과 현실의 경계는 어디인가요.

정지돈 작가의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 표지

 

위픽 wefit -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

작가 : 정지돈

출판사 : 위즈덤 하우스

발행일 : 2023. 10. 11.

국가 : 대한민국

카테고리 분류 : 한국 단편소설

페이지 : 60쪽

채널 : 종이책

 

 

작가 소개

201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 것이다》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 《인생 연구》, 연작소설집 《땅거미 질 때 샌디에이고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운전하며 소형 디지털 녹음기에 구술한, 막연히 LA/운전 시들이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의 모음》, 중편소설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야간 경비원의 일기》 《…스크롤!》, 장편소설 《모든 것은 영원했다》, 산문집 《문학의 기쁨》(공저), 《영화와 시》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스페이스 (논)픽션》 《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공저)가 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 김용익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책 소개

“연기 속으로 지미의 미래가 사라졌고 연기 속에서 지미의 죄가 묻혔다.”

 

정지돈의 신작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이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작품의 배경은 범죄 도시 ‘D시’. 구체적 공간 묘사와 입체적 인물 설정,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독자를 몰입시킨다. 페도라에 트렌치코트를 걸친 인물이 걸어 나와 총구를 겨눌 것만 같은 생생한 연출, 비정하고 암울하고 서정적이고 역동적인 분위기가 필름 누아르와 하드보일드 같은 고전 영화 장르를 연상시킨다. 이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작풍은 ‘정지돈 소설 같지 않으면서 정지돈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을 발견하는 쾌감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출처 : 예스24

 

 

첫 문장

그의 이름은 김지미로 고전 영화배우와 이름이 같지만 지미는 관심 없었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D시에 살고 있는 지미의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된다. 지미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느 , 강도들이 지미가 사랑하는 남자의 가게를 공격하면서 지미의 행복은 파괴된다. 지미는 강도들을 찾아 총알이 없어질 때까지 그들을 죽였다. 지미의 살인을 아는 이웃들은 그녀의 범죄를 경찰에게 알리지 않고 숨겨주었다. 아마도 강도를 향한 지미의 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나, 감사하게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인물이 등장한다. 소설가 융이다. 어느 , 30 실종된 융의 어머니의 유해가 발견된다. 발견된 것은 융의 어머니의 유해뿐만이 아니었다. 묻힌 연도가 다른 여성들의 유해 수십 구가 D시의 오래된 저수지인 배자못 바닥에서 발견되었다. 융은 어머니의 유해를 발견하고, 사건을 논픽션으로 쓰기로 결심한다. 그는 작품에 도움을 얻기 위해 검시관 K 만난다. K 오랜 시간 D시에서 검시관으로 활동하며 도시의 범죄가 다른 도시와는 다른 양상을 띤다고 생각했지만, 경찰은 수사를 진전시키지 않았다. K 모든 사람을 떠나보내고도, 자신의 아내와 딸이 D시를 떠나는 그날에도 시체 안치실에서 검시를 계속하고 있었다. K D시를 떠나지 않았을까? 부분은 아직도 모르겠다. 책임감 때문이었을까? 그의 어깨와 등에 매달린 죽은 자들의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시간이 지난 듯하다.

지미는네이버 후드 워치라는 사설 자경단 회사를 운영 중이다. 실종자를 찾고 범죄자를 처벌하는 회사로, 실종자를 찾는 일보다 범죄자를 처벌하는 업무의 비중이 보였다.

 

마지막 챕터에 기호가 등장한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기호는 융의 작품을 보고 치의 오차도 없는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융의 책이 출간되기 1 , 융의 아버지는 사망했다.

 

융의 작품에는 융의 아버지와 지미가 등장한다. 융과 검시관 K 융의 어머니 사건을 조사한다. 융의 어머니가 실종되기 직전, 지미의 어머니와 함께 호텔 지하의 클럽을 방문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목격자에 따르면 사람은 팀의 남자들과 합석했다고 한다. 새벽 1시쯤 융의 어머니는 사라졌다. 융과 검시관 K 융의 어머니와 함께 있던 팀의 남자들을 찾아가며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이 남자들을 찾고 있는 동안, 지미는 융의 아버지를 사냥하고 있었다.

 

기호는 D시로 내려가 융과 지미를 찾기로 한다. 그들을 찾아 진실이 허구로 전달되는 경로를 되짚어 조사하며 폭력의 본질을 찾고자 한다.

 

 

 

 

자경단, 비질란테, 사적복수

피해자의 가족은 보통 이런 상황에 지미를 찾아온다. 막다른 곳에 몰렸을 때, 아무도 그들을 돕지 않을 때.
…..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있으면 법을 집행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없다면 복수를 실행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복수는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절차였고, 자연의 법칙이었다. 지미는 복수를 악에 면역되기 위해 극소량의 악을 실천하는 행위라고 믿었다.

 

피해자의 가족은 적금을 깨뜨리고 전세금을 빼고 대출을 받아서 의뢰금을 마련했다. 그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피해자의 죽음 때문이 아니라 가해자의 삶 대문이었다. 가해자가 멀쩡히 살아간다는 사실이 그들을 고통스럽게 했다.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으려면 정의가 구현된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이 작품도 최근 봤던 많은 작품의 소재처럼 자경단 이야기이다. 자경단이 되어버린 한 여자와, 결국 그녀의 손에 처단되는 남자의 아들 이야기다. 요즘 너무 많이 보이는 작품의 소재이고, 현실에서도 자경단의 이름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나는 사적 복수나 자경단의 활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이다. 뉴스를 보다 보면 나 역시도 ‘저 나쁜 놈, 누가 좀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피해자들이 약자일 경우, 그것이 마치 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분노하고 두려움에 떨게 된다. 하지만 얼마 전 <베테랑 2>에서 황정민 배우가 말했듯, 살인이라는 행위에 좋고 나쁨을 붙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경단 소재의 작품이 많아지는 건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힘들다는 이야기와 연결된다. 현실의 부당함과 억울함이 여러 작품에 투영되는 것이겠지. 언제쯤 이런 소재가 촌스러운 소재가 될까. 언제쯤 공권력 안에서 우리의 답답함이 시원하게 해결될지 미지수라 미래가 더 깜깜하게 보인다.

 

 

 

 

D시

다른 도시들은 D시를 놀림거리 삼았다. 저주받은 도시, 정신 나간 도시, 암흑의 도시, 범죄자들의 도시, 병자들의 도시…. 융이 D시 출신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동정 어린 표정을 짓거나 질색하며 거리를 뒀다. 내심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었다. “자네 행동의 저변에 D시의 무의식이 흐르고 있더군.”

 

작품은 전체적으로 흥미로웠다. 시점이 전환되며 새로운 인물들이 나타나고, 결국 그들이 만나는 접점에서 이야기가 종료된다. 그들의 이야기가 흐르는 곳의 배경은 D시다. 나는 그들의 배경에 살고 있다. 극에서 D시는 베트맨의 고담 시티처럼 그려진다. 현재 D시의 절반 이상이 게토(소수 민족이 사는 빈민가) 되었고, 경찰과 시는 총기 소지의 필요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곳이다. 거대하고 혼란스럽고 복잡하고 답이 없는 수수께끼 같은 장소. D 출신이라고 하면 동정 어린 표정을 짓거나 질색하며 거리를 두는 . 어떤 행동에는 D시의 무의식이 흐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 나는 현재 D시에 살고 있다.

 

D시는 나와 같은 지역에 살고 있다면 대구라는 것을 너무 쉽게 있다. 책이 어떤 책인지 모르고 처음 D시에 대한 설명을 보고 괜히 반갑기도 했다. 그런데 책을 보면 볼수록 정말 이곳이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묘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괜히 당당해 보이지 않았다. ‘고담시티 대구라는 닉네임을 누구나 있었다면 당당하게 없었나 싶기도 하고, 숨길 대로 숨긴 이니셜 속에 누구나 아는 그곳의 실제 지명을 넣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내가 이렇게 예민한 사람이었나? 정도의 창작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인가 돌이켜봤을 , 나는 창작물이 아닌 작가에 대한 나의 편견에서 시작된 불만이었던 같다.

 

 

 

 

문학의 사실 재현. 소설의 자전적 성격에 대한 논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다. 언론이나 비평도 일관되게 소설의 자전적 성격에 대해 언급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기자나 평자도 이 부분을 깊게 파고들지 않는다. 융이 지어낸 이야기라고 선을 그은 이유도 있지만, 작품이 보여주는 장르적 서사와 폭력성, 여성 혐오와 사적 복수가 더 흥미로운 주제였기 때문이다.

 

정지돈 작가는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 <브레이브 휴먼>에서 자신의 과거 여자친구 김현지 씨의 밝히고 싶지 않은 사적인 이야기를 인용했다는 문제로, 문학 작품의 재현 윤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김현지 씨는 문제를 공론화했고, 사람의 의견 충돌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실, 책을 선택하게 이유는 작가가 정지돈이었기 때문이다. 이름이 익숙해서 선택했고, 책을 읽던 깨달았다. ‘, 작가였구나.’ 정지돈 작가의 논란을 떠올리며 후반부기호 등장하면서 작가의 이야기와 계속 오버랩되었다.

 

여러 문학 작품에 작가나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들어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경험하고 깨달은 것에서 결국 나의 창작물이 시작될 테니까. 하지만 창작 안에 타인의 아픔과 고통이 나의 경험이라는 갑옷을 입고 무분별하게 사용된다면, 그것은 다른 이야기가 된다.

 

내용을 읽으면서 작가가 현실과 허구의 내용을 조율함에 있어 경계가 모호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논란은 진행 중이지만, 앞으로 정지돈 작가를 떠올릴 책의 내용이 함께 떠오를 같다.

 

 

 

+

덧붙여

 

글 업로드 전 맞춤법과 내용 교정을 위해 줄거리 정리 내용을 챗gpt에 검수했을 때 이 콘텐츠가 사용정책을 위반할 수도 있다는 경고 문구를 전달받았다. 어떤 부분이 규정을 위반할 여지가 있는지 되물었을 때 챗 gpt는 이렇게 대답했다.

작성하신 내용에서 특별히 명확하게 사용 정책을 위반하는 부분은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폭력, 살인, 자경단 활동과 관련된 내용은 주의해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정책 위반 가능성이 있습니다.

1. 폭력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표현: 지미가 강도들을 찾아 쏴 죽인 장면이나 자경단 활동이 묘사된 부분에서 폭력 행위가 정당하게 묘사되거나 폭력을 권장하는 뉘앙스로 해석될 수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 범죄에 대한 부적절한 묘사: 살인, 복수, 자경단 활동 같은 주제가 다루어질 때, 이러한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미화하는 방식으로 표현될 경우 플랫폼 정책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사용 정책은 폭력, 범죄, 증오 발언 등을 조장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장 내에서 폭력이나 범죄 행위가 현실에서 실행 가능한 해결책이나 올바른 방법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정책 위반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폭력과 관련된 내용은 중립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에서 서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챗gpt가 생각보다 더 똑똑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이 책에 쓴 사건 중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사건은 단 하나도 없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은 픽션이며 실제 사건과 인물을 연상시킨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우연의 일치이다.

-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 중

 

 

 

 


뚜벅 추천 지수 : 0%

아직 논란이 진행 중이 작가의 작품을 누구에게든 추천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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