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2. 18:55ㆍ보고 듣고 생각하고 기록하기/책
- 오늘도 누군가는 떡상, 누군가는 나락 가겠지
- 누군가 말했다. 찌질한 인간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고.
- 마치 나의 옆집에서 벌어지고 있을 이야기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월급사실주의 2024
- 작가 : 남궁인, 손원평, 이정연, 임현석, 정아은, 천현우, 최유안, 한은형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24. 05. 01.
- 국가 : 대한민국
- 카테고리 분류 : 한국 단편소설
- 페이지 : 268쪽
- 채널 : 종이책
책 소개
혼자 힘으로 돈을 벌어 자기 자신을 먹여 살린다는 것
그 혹독하고 숭고한 일에 몸과 마음을 쏟아붓고 있는
우리 모두의 매일매일에 대하여
월급사실주의 소설 동인의
지극히 현실적인 밥벌이 이야기 그 두번째!
동시대 한국사회에서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 발품을 팔아 사실적으로 쓴다는 규칙을 공유하며 결성된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단편소설 앤솔러지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월급사실주의 2024』가 출간되었다. 월급사실주의는 우리 시대의 노동 현장을 담은 소설이 더 많이 발표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한국소설의 새로운 흐름이다. 소설가 장강명에 의해 촉발된 이 움직임은 2023년 첫 앤솔러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출간으로 이어진 바 있으며,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은 이 동인이 내놓는 두번째 결과물이다.
올해 새롭게 월급사실주의 동인으로 합류한 작가는 남궁인 손원평 이정연 임현석 정아은 천현우 최유안 한은형이다. 사회의 단면들을 예리하게 감지해 온 작가들이 작심하고 직장을 무대로 써낸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산문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남궁인, 천현우 작가가 성공적으로 완성해 낸 첫 단편소설이 수록된 점, 『아몬드』 『서른의 반격』 등의 장편소설로 사회적 약자들이 세계와 관계 맺는 다양한 방식을 포착해 온 손원평의 최신작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책의 제목은 소설가 임현석의 단편소설 제목에서 따왔다. 생계유지를 위해 자신이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내놓아야 하는 노동시장에서 모두가 한 번쯤은 경험했을 인간적인 갈등 관계를 자연스럽게 연상시키는 힘을 지닌 제목이다. 제목이 그러하듯 이 책에 수록된 여덟 편의 단편소설 역시 다양한 삶의 현장을 핍진하게 그려내며 진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자기 자신을 먹여 살리기 위해 오늘 하루도 애쓰고 있는 모든 일하는 존재들을 위한 이 책은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맞추어 발행된다.
출처 : 예스 24
작가 소개
천현우
1990년 마산에서 태어났다. 삶의 대부분을 고향에서 보냈다. 전문대를 졸업한 후부터 공장에서 쉴 틈 없이 일했다. 2021년부터 『주간경향』, 미디어오늘, 피렌체의 식탁, 조선일보에 칼럼을 기고했다. 현재 미디어 스타트업 alookso에서 일하고 있다.
06. 빌런
#물류 알바 #코인 폭락 #이(십)대 남(자) #학벌주의
첫 문장
살풍경한 방 안에서 곡소리가 들려온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가상화폐 투자에 성공한 23세 군필 삼수생 도지윤 씨는 여러 은행에서 현금서비스를 달달 긁어 모은 오백만 원이 하루 만에 일억이 된다. 페이코인 떡상. 그는 투자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의 성공은 한 달을 가지 못한다. 그는 코인 투자로 벌었던 일억이 피자 한 판 값으로 변한 기적을 맛본다.
그는 대출받은 내역을 어머니한테 걸렸고, 결국 돈을 벌기 위해 구팡 물류센터로 향한다. 첫날 일을 마치고 그는 계속 이곳을 나갈지 고민했지만, 일당 입금 알람을 보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계속 구팡으로 향한다.
그렇게 한 달을 열심히 일한 그는 어느 날 '워터'라는 악명 높은 역할로 현장에 투입된다. 일은 역시나 너무 힘들었고, 함께 그 일에 투입된 인원들이 무단이탈하면서 그의 업무 강도는 훨씬 강해졌다.
그날 저녁 그는 아르바이트 갤러리를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상주 시간이 늘어나며 점점 그 커뮤니티와 동화되어 갔다. 힘듦을 나누고, 서로 공감하고, 그곳에서 각자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는 커뮤니티에서 얻은 각종 팁들로 구팡에 적응한다.
어느 날 원세준이라는 독보적인 관심종자를 만나게 되고 눈에 가시처럼 보였던 그를 우연히 아르바이트 갤러리에서 확인한다. 도지윤 씨는 생각보다 끈질긴 성격으로 원세준의 약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끝내 그는 성공하고, 그의 약점으로 원세준을 구팡에서 날려버린다. 지윤 씨는 기분이 좋았을지 몰라도 나는 지윤 씨가 상당히 찌질해 보였다.
2021년 2월 18일은 꿈같은 날이었다. 가상화폐인 페이코인이 최고점을 찍었다.
…
2021년 3월 4일 오후 네 시 삼십 분을 기점으로 박살 났다. 얼랏코인은 단 일분만에 이만이천 원에서 삼백오십 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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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팍에 'The South Face'라 쓰인 로고는 남루함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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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초단순 노동은 그저 시간과 돈을 상호 교환하는 작업이며, 고통은 행동과 육신이 아니라 지루함을 견디는 정신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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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금 알림이었다. 일당 82,8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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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추노다.
추노. 무통보 근무지 이탈. 사방에 CCTV며 관리자가 깔린 감시망을 피해 탈출할 수 있는 담력과 지성을 요하는 고도의 일탈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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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힘든 일 하는데 똑같이 최저임금 주는 구빵이 이상한 거지. 구줌더러 뭐라 할 문제는 아니지 않음?
...
좌좀 특) 애초에 이 정부에서 최임 존나 올려서 이 지경 됐는데 이 악물고 무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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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이름은 원세준. 보름 전부터 눈에 띄기 시작한 일당직 사원. 짧은 기간 동안 거쳐간 온갖 인간 중 단연 독보적인 관심종자였다. 어떤 놈인가 하니. 첫날부터 과 잠바를 입고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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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준을 물 먹일 방법이 떠오르자 잠이 오질 않았다. 몸을 뒤척이며 그저 출근 시간이 오기만 오매불망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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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 추천 지수 : 85%
인생 참 한 치 앞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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