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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파견자들 / 김초엽 / 밀리의서재

dont-doze-off 2024. 4. 22. 22:47
  • 범람체로 뒤덮인 지구의 모습이 궁금하다. 
  • 또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면서 생존하게 되었다. 
  • 태린이 외롭지 않기를

 

김초엽 작가 <파견자들> 표지

 

파견자들

  • 작가 : 김초엽
  • 출판사 : 퍼블리온 
  • 발행일 : 2023. 10. 13.
  • 국가 : 대한민국
  • 카테고리 분류 : 한국 장편소설
  • 페이지 : 431쪽
  • 채널 : 밀리의 서재

 

작가 소개

소설가. 1993년생. 포스텍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쓴 책으로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원통 안의 소녀』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 『사이보그가 되다』가 있고,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2019년 오늘의 작가상, 2020년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 

우주에 대해 상상하는 걸 좋아하지만 우주에 직접 가고 싶지는 않은 SF 작가. 환상적인 시공간을 여행하고 외계 행성을 탐사하는 이야기에 열광한다. 취미는 두 달마다 바뀌는데, 가장 오래가는 건 게임. 언젠가 집에 모든 종류의 게임 콘솔과 커다란 스크린이 구비된 게임방을 만들고, 스스로를 정말 격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출처 : 예스24

 

 

책 소개

인간에게 광증을 퍼뜨리는 아포(芽胞)로 가득 찬 지상 세계. 사람들은 어둡고 퀴퀴한 지하 도시로 떠밀려와 반쪽짜리 삶을 이어간다. 형편없는 음식에 만족하며, 혹여라도 광증에 걸릴까 두려워하며. 하지만 태린은 누구보다 지상을 갈망한다. 그에게 일렁이는 노을의 황홀한 빛깔과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들의 반짝임을 알려준 이가 있었기 때문에. 태린은 스승 이제프처럼 파견자가 되어 그와 나란히 지상에 서고자 한다. 파견자는 지상을 향한 매혹뿐 아니라, 증오까지 함께 품어야 한다는 이제프의 조언을 되새기며. 파견자 최종 시험을 앞둔 어느 날 태린에게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태린은 자신이 미친 게 아닐까 두려움에 사로잡히는데…… 이 목소리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우주로부터 불시착한 먼지들 때문에 낯선 행성으로 변해버린 지구, 그곳을 탐사하고 마침내 놀라운 진실을 목격하는 파견자들의 이야기.

출처 : 예스24

 

 

첫 문장

그 애는 겨울에 도착한 불청객이었다.

 


김초엽 작가 / 출처 : 예스24

 

최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누군가 묻는다면 고민 없이 ‘김초엽 작가’를 말할 거다. 김초엽 작가의 작품 중 <지구 끝의 온실>을 가장 좋아한다. 책 읽는 것에 흥미를 붙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을 때 우연히 이 작품을 보고 아이처럼 엉엉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 순간, 그 여운을 잊지 못해 그 이후로 김초엽 작가의 작품을 하나씩 찾아봤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본 작품이 ‘파견자들’이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김초엽 작가의 작품은 이미지를 상상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단편 작품을 볼 때도 순간순간 이야기의 모습을 상상했었다. 그렇게 상상을 하면서 작품을 보다 보니, 늘 속도가 더뎠던 기억이 있다. 이번 파견자들은 그 궁금증의 결정체였다. 이 공간은 어떤 형태일까, 이 장면은 어떤 색일까. 책을 읽다 이런 궁금증이 답답함으로 바뀌어 화가 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작가가 질투 나기도 했다. 독자 개인의 상상력이 책이 주는 매력이겠지만 창작작의 그림을 보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어쨌든 이런 궁금함과 답답함에 애꿎은 표지만 뚫어져라 봤다. 

 

 

 

자아’와 ‘다름’, ‘공존’을 생각하게 한다.

나는 너의 일부가 될 거야. 어떤 기억은 뇌가 아니라 몸에 새겨질 거야. 너는 나를 기억하는 대신 감각할 거야.

사랑해. 그리고 이제 모든 걸 함께 잊어버리자. 

 

작품을 보면서 여러 가지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쉽게 말하는 ‘일반적인 자아’의 개념이 진짜 맞을까? 

그 ‘자아’의 개념이 나에게 편견과 아집을 만들어 준 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다름’을 받아들일 여유를 주지 못하는 건 아닐까.

나라는 사람은 ‘다른 존재’와 얼마나 공존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가졌을까.

어렵고 설명하기 힘들지만, <파견자들>은 나에게 추상적인 단어의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다른 색깔의 사랑

파견자는 매료와 증오를 동시에 품고 나아가는 직업입니다.

무언가를 끔찍하게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불태워버리고 싶을 만큼 증오해야 합니다. 

 

‘파견자는 무언가를 끔찍하게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불태워버리고 싶을 만큼 증오해야 한다’는 말이 처음엔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저 이야기는 ‘태린’과 ‘이제프’의 관계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인 것 같다. 나는 ‘태린’과 ‘이제프’의 모습이 좋았다. 두 사람이 대화하는 장면, 서로를 생각하는 장면에서 마음이 몽글해지기도 따끔해지기도 했다. 사실 처음에 이 두 사람의 관계가 너무 어려웠다. 사랑인가? 가족 같은 사이? 존경하는 스승? 사랑이라면 도대체 어떤 종류의 사랑이지? 나는 이 두 사람의 감정을 아주 뚜렷하게 규정짓고 싶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 말고는 표현할 답을 찾지 못했다. 지금 글을 쓰다 보니, 나는 ‘태린’과 ‘선오’처럼 범람체와 발현자,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그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 같다. 내가 아는 범주 안에서 무언가를 깨닫고 싶고 정의 내리는 모습이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다른 개체와 쉽게 공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작가 김초엽

쏠의 관점으로 세상을 볼 때 일인칭의 세계는 사라지고, 대신 수만 개의 관점이 그 자리에 나타났다. 

 

김초엽 작가의 작품이 sf가 맞을까?’라는 의문을 가진 글들을 봤다. 각자의 의견이 다르니 저런 관점도 있구나 하며 흥미롭게 봤다. 나에게 김초엽 작가의 작품은 ‘존재자 중심의 sf’다. 그것이 사람이 아닐 수 있지만, 누군가 또는 무언가 존재하고 그 중심으로 벌어지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지식이 짧아 sf의 공식은 잘 모르지만 그 배경이 무엇이든 상황이 무엇이든 그 안에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도  작가 김초엽의 글을 많이 많이 보고 싶다. 

 

 

 


 

추천한다면

  • 김초엽 작가의 팬이라면 추천한다. 
  • SF가 지나치게 무겁거나 어렵게 느끼는 사람에게 과학이 조금 들어간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어보길 추천한다.

 

 


인간이 외계로 가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낯선 행성으로 바꾸어보자는 생각으로 쓰게 된 이 소설에는

어쩔 수 없이 내가 늘 마음을 쏟게 되는 인물들이 있다.

그들의 호기심, 앞으로 나아가는 힘, 자신을 직면하는 요기를 들여다보고

긴 모험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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